걷기만 해도 살이 빠지고 건강해질까.
최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몸매로 화제가 됐던 배우 고현정은 매일 2시간 30분씩 걸으며 자신의 리즈 시절 몸매와 미모를 되찾았다.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혜성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하루에 4~5km는 무조건 걷고,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도 미리 내려서 걸어간다"면서 걷기 예찬론을 펼쳤다.
"맛있는 걸 먹기 위해 걷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고, 그냥도 걷는다"는 하정우는 '걷는 남자 하정우'라는 책을 냈을 정도. 하루에 5만 보씩 걷는다는 하정우는 주변에도 '걷기 예찬론'을 펼치며 '하정우의 걷기 학교'를 개교하기도 했다. 하루에 1만 보를 채우지 못하면 1만 원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는 '걷기 학교'를 소재로 유튜브 채널을 제작하기도 했다.
걷기만 해도 좋다고요?
걷기는 일상생활의 일부로 운동으로 인식되기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격렬한 운동으로 얻을 수 없는 건강상 혜택을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가져다 준다"고 조언한다. 15분만 걸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걸으면서 주변 풍경과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뇌에 자극을 주면서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스티솔은 체중 증가, 기억력 감퇴,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데, 걷는 것만으로도 즉각적으로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
또한 40분 정도 가볍게 걷는 건 25분 달리기와 비슷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몇 달만 지속적으로 걸어도 체형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또한 심폐기능 향상, 관절의 유연성 및 근력 강화와 골밀도 증진, 관절염 예방 등도 기대할 수 있다.
무작정 걷기…"도가니, 나갑니다"
하정우의 걷기학교 자퇴생 1호로 꼽히는 이선균은 족저근막염 판정을 받았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아치를 유지하는 족저근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굽이 낮은 신발을 오래 신거나 과도한 스포츠 활동이 원인이 된다. 이선균은 무리하게 주변 사람들과 함께 걷다가 부상을 당한 것.김기송 호서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최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 걷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팔자걸음'으로 걸을 경우 "뒤뚱거리며 걸으면 체중 분산이 많아지고, 척추의 흔들림도 많아진다"며 "골반과 관절이 다 아프게 된다"면서 체중 분산은 적게 하고, 다리를 잘 놓고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볍게, 꾸준하게
미국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은 걷기의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하루 5분에서 20분씩 일주일에 사나흘, 꾸준하게 걷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오래 걷는 게 힘들다면 5분짜리 걷기를 하루에 서너 번 해도 좋고,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라는 것.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가 핵심이다.
또한 일정시간 평소보다 빠르게 걷다가 잠시 느리게 걷는 식으로 세트를 구성한다. 빠르게 걸을 땐 숨이 차서 말하기 힘들 정도로 걸어야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계단이나 언덕과 같은 오르막길을 걷는 게 더 좋지만, 힘들다면 워킹 스틱을 활용해도 된다. 워킹 스틱을 사용해 걸으면 팔과 어깨 등 상체 근육까지 단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하루에 약 45분 이상, 3km 내외의 거리를 일주일에 3~4회 정도 걷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또 "이 정도에 적응되면 점차 빠르게 걷도록 하고, 횟수도 늘려서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