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대국민 대변인 오디션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가 24일 막을 올렸다. ‘국민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던 만큼 연령과 직업 면에서 기존 정치권에서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인물이 지원했다.
이날 압박 면접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150명의 면접자가 모였다. ‘토론 배틀’ 지원 경쟁률은 141 대 1을 기록했다.
최고령 참가자인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79)은 “청년 시절에는 내가 다닌 회사를 세계 제일의 조선회사로 키웠다”며 “이제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계 제1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으로 도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나. 내 생각은 아직도 청춘”이라며 “젊은이들이 앞장서고, 연륜 있고 사회적 경험이 많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뒤에서 받쳐주면 훨씬 더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천유비 군(18)은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감명받아 도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를 제대로 대변하고 싶다”며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 보수에 ‘적폐 프레임’ 씌우기에 들어갔는데, 사회에서 보수를 안 좋게 보는 이미지부터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에 도전한 것을 담임선생님과 친구 몇 명만 알고 있다”며 “담임선생님은 그냥 경험해보고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자 TV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김금혁 씨(31)도 이날 압박 면접에 참여했다. 그는 “정치를 하고 싶어서 지원했다”며 “압박 면접이라고 해서 많이 겁냈는데 정치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충분히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유세 차량에 올라 화제를 모은 취업준비생 양준우 씨(27)도 “재·보궐선거에 이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국민의힘이 좋아서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전이 있어 보였다”며 “그 움직임에 일조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TV 프로그램 ‘하트시그널’에 출연했던 장천 변호사와 방송인 임백천 씨의 부인 김연주 전 아나운서, 현직 언론인인 이찬엽 경인매일 논설위원 등도 면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은 150명의 도전자 중 16명을 최종 선정해 공개 토론 배틀을 열 계획이다. 심사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맡았다. 심사위원에는 황보승희 수석대변인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조수진·배현진·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 김은혜 의원이 참여했다.
‘스타성’ 있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인재가 도전해준 것은 물론 실력도 다들 뛰어났다”며 “16명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토론 배틀의 흥행은 자신한다”고 전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