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사람들은 한 가지 사건에 주목해 분노하고 있다. 대중이 마스크를 받아들이는 데 파우치 소장의 행동이 큰 재앙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까지 파우치 소장은 그의 동료에게 보낸 것과 같은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했다.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다른 사람에게 퍼뜨릴 위험이 다소 줄어든다는 것이다. 반면 주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확진자가 있다면 마스크를 써도 감염되는 것을 완전히 막진 못한다는 내용이다.
마스크 지침 바꾼 美 정부
작년 가을 들어 정부의 메시지는 바뀌었다.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까지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된 무증상 감염자가 마스크를 쓰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퍼뜨린 가짜 뉴스다. “마스크는 당신의 비말이 다른 사람에게 닿는 것을 막는 수단”이라고만 강조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는 다른 메시지다.계산해보자. 전파가 한창일 때를 고려해도 3억 명 넘는 미국인은 1%의 감염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를 잘 썼을 때 코로나19 전파 속도는 30% 정도 느려진다. 이를 위해 학령기 아이들도 마스크를 써야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시할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확진자의 85%는 독감 정도 증상만 호소한다.
사람들이 진짜 분노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공무원들이 경제활동 재개만을 위해 마스크를 선택했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상당했음에도 말이다. CDC가 단호하게 전한 메시지는 한 가지다. “마스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신할 수 없다.”
마스크가 도움되는 장소와 연령 환경 행동 등을 연구하려던 한 대학 방송국이 있었다. 파우치 소장은 이런 복잡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공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15개월 동안 에어로졸이 어떻게 퍼지는지, 코로나19 위험이 큰 상황과 작은 상황은 어떤 것인지 알리려는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 사망 위험은 과대평가
코로나19의 비용 효과성에 대한 논의는 금기였다. 확진자 수에만 집착해 대중은 코로나19 유행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사망 위험은 과대평가됐고 감염 위험은 과소평가됐다. 실험실 유출 가능성, 효과 없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등에 대해서는 이상할 만큼 침묵했다.미국 정부 정책 중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었던 것은 백신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신속하게 승인한 것뿐이다. 미국인을 겁줘 특정 행동을 외우도록 하는 것보다 코로나19 전파 상황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도록 지원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없었다. 진짜 필요한 것은 코로나19 전파가 언제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조언이다.
정리=이지현 기자
이 글은 홀맨 젠킨스 WSJ 칼럼니스트가 쓴 ‘Dr. Fauci and the Mask Disaster’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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