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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와' 탄성…코로나로 일본에서 뜬다는 상품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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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한 기본요령 단 하나만으로 분재의 묘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분재는 상상력 놀이입니다. 분재는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대자연으로 확장해서 감상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2㎝의 작은 생명체라고 상상하고 분재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그러려면 눈높이를 낮추고 가까이서 봐야겠죠."

다구치 후미야 오미야분재미술관 학예원의 말에 외신기자들이 일제히 무릎을 낮추고 분재에 다가갔다. 눈 앞의 작은 나무가 거짓말처럼 거대한 고목나무처럼 보였다.



지난 18일 일본외신기자센터(FPCJ)가 주최한 프레스투어에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 외신기자 11명이 참가했다. 한국 언론 가운데는 한국경제신문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이날 외신기자들은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의 오미야분재마을을 방문했다. 오미야분재마을은 세계 분재 애호가들의 성지로 불린다. 도쿄 분쿄구 단고자카 주변에 모여있던 분재업자들이 1923년 간토대지진 이후 이곳으로 옮겨오며 분재마을이 생겨났다.

전성기인 1935년에는 30개의 분재원이 번성했다. 1942년에는 이 지역의 주소도 정식으로 '분재초(町)'가 됐다. 현재는 6개의 분재원이 운영 중이다.



오미야분재미술관은 2010년 3월 세계 최초의 공립 분재미술관으로 개장했다. 일본 대표 분재 12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분재미술관은 상설관 등 실내 전시관과 중정의 분재정원으로 나뉜다. 분재 정원에는 60점 이상의 분재가 전시되며 수령 1000년 이상의 작품도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분재로 불리는 '고요마쓰 히구라시(五葉松 日暮し)'도 이곳에 있다. 감정가가 1억2800만엔(약 13억1529만원)에 달하는 수령 450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1년에 단 한번 일반에 공개된다. 올해는 10월초 1주일간 공개한다.



이날 전시된 작품 가운데 가장 비싼 에조마쓰 도도로키(蝦夷松 轟)도 감정가 1억원을 훌쩍 넘는 수령 1000년의 소나무다.

2019년 4월 기준 방문자수가 6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부터 4년에 1번씩 세계분재대회를 개최하면서 이곳을 찾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해설을 맡은 다구치 학예원은 "분재란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거기서 노니는 즐거움"이라며 "가상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만드는 것이 분재 기술의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미야분재미술관은 일본 전통의 다타미방에 전시된 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단풍, 겨울풍경 등 매주 그 시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들을 교체해서 전시한다.

다구치 학예원은 "나무 모양의 우수함과 수령, 소유자 등 3가지 요소가 분재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고요마쓰 세이류(五葉松 靑龍)는 일본 총리인 사토 에이사쿠와 그의 친형인 기시 노부스케가 소유해 유명해진 작품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는 유명한 분재 애호가로 일본 최대 분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오미야분재미술관에 이어 방문한 세이코엔(?香園)은 에도시대인 1848년 도쿄에서 창업한 명문 분재원이다. 5대째인 야마다 가오리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여성으로 드물게 분재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중년 남성의 취미로 여겨졌던 분재의 이미지를 바꿔 젊은 여성들에게도 저변을 넓힌 인물로 인정받는다.

세이코엔은 단순히 나무 한 그루만이 아니라 주변에 꽃이나 작은 소품을 배치해 작은 정원처럼 꾸미는 '사이카(彩花) 분재'를 창안했다.



야마다 대표는 "한 손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화분에 여성들이 '와~' 하고 감탄할 만큼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작품을 꾸미는 것이 사이카 분재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일본에서는 젊은 세대에서도 분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도심 아파트에서도 분재를 즐길 수 있도록 세이코엔은 조명회사와 공동으로 길이 70cm 정도의 분재 전용 인공 태양광 조명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이타마=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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