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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객이 반등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이달 11일 200만 명을 넘어선 뒤 20일까지 다섯 차례 200만 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이맘때 항공객(270만 명)의 78% 수준까지 회복했다. 미국에서 21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인구의 45.2%인 1억5004만6006명에 이른다. 1억7734만2954명(53.4%)이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다. 성인 인구만 보면 55.9%가 백신 접종을 끝냈다.
항공객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은 수요를 감당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다음달 1~13일 예정된 950편의 항공기 운항 계획을 취소했다. 조종사 등 승무원이 부족한 데다 마이애미와 시카고 허브의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다.
항공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댈러스공항 폭우 등으로 21일 미국 항공편의 24%가 연착했다.
델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적은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항공편을 30% 이상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내년 여름까지 1000명 넘는 항공기 조종사를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일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졌지만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전체 분석회사 헬릭스가 미국 내 700개 넘는 카운티에서 2만 건의 코로나19 검사 샘플을 분석한 결과다. 윌리엄 리 헬릭스 부사장은 “예방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델타 변이가 감마 변이(브라질 변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번졌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백신 거부 움직임이 뚜렷하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주리 아칸소 유타 등에서는 최근 2주간 코로나19 입원율이 30% 넘게 증가했다. 미시시피주도 5% 늘었다. 백신을 안 맞은 18~29세의 입원이 늘어나는 것도 방역당국 고민을 키우고 있다.
세계 백신 보급을 늘리기 위해 제약사도 힘을 보탰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보스턴공장에 코로나19 백신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생산량은 올해의 세 배인 30억 회분으로 늘어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