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의 음악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가 한국 방송 포맷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포맷은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 콘셉트와 구성, 제작 방식 등 전체 틀을 의미한다. 너목보의 포맷은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18개국에 판매됐다. 그중에서도 영국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예능 포맷 최초로 지난 4월부터 영국 BBC One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리메이크된 프로그램의 제목은 ‘I Can See Your Voice’(사진). 이 채널의 올해 신규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를 제외한 모든 회차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내년에는 시즌 2를 편성키로 확정됐다.
영국판 너목보의 BBC 계약과 편성을 주도한 BBC의 케이트 필립스 엔터테인먼트 총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너목보는 정말 영리한 포맷”이라고 극찬했다. 또 “몇 분마다 보는 사람들의 심장을 떨리게 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이 점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2015년 Mnet에서 처음 선보인 너목보는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과 몇 가지 단서만으로 ‘실력자’인지 ‘음치’인지 가리는 음악 추리쇼다. 필립스 총괄은 “음치들에게 모두를 속일 기회를 준다는 것은 곧 출연자들이 함께 즐거움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너목보 포맷만의 묘미인 것 같다”고 했다.
영국판 너목보를 본 시청자들은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립스 총괄은 “반응 중에 ‘그러면 안 되는데 계속 보게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며 “팬데믹이 덮친 상황에서 사람들이 SNS를 통해 함께 방송을 보며 추측하는 과정에서 하나로 연결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지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단순·간결함’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중이 방송의 콘셉트를 쉽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도록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그래서 첫 시즌에선 핵심 라운드와 진행 방식을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너목보를 기획하고 전 시즌을 제작한 Mnet의 이선영 CP도 영국판 너목보 제작에 참여했다.
영국 제작사인 템스의 아멜리아 브라운 사업 총괄은 잘 구축된 협업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 브라운은 “CJ ENM의 프로듀서들은 8개 시즌의 제작 경험과 해외판 제작을 통해 축적한 모든 노하우를 기꺼이 공유했다”며 “질문이 있거나 우려 사항이 있을 때마다 즉시 도움을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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