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잇달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투자 ‘선구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7일 VC 업계에 따르면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근 상장한 수제맥주 브랜드 제주맥주와 분자진단 기업 진시스템의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미래창조네이버-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을 통해 들고 있던 제주맥주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8만주, 37만주 장내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5047~5229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약 39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주식을 일부 처분했지만 여전히 15.67%(877만3150주)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으로 완전히 엑시트한다면 44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제주맥주에 꾸준히 베팅해왔다. 2015년 첫 투자를 시작으로 총 6개의 펀드를 통해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다. 제주맥주의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지분율은 약 22%로 재무적투자자(FI) 중에서는 최대 수준이었다. 제주맥주가 ‘수제맥주 업계 국내 최초 상장’ ‘예비 유니콘’ 등의 타이틀을 얻으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엑시트 전망도 밝은 편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투자 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비슷한 시기 ‘스톤브릿지영프론티어투자조합’과 ‘2015KIF-스톤브릿지IT 전문투자조합‘을 통해 보유 중이던 진시스템의 주식 10만8800주도 처분단가 2만697~2만751원에 매도해 약 23억원을 회수했다. 여전히 12% 넘는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어 추가 엑시트가 가능하다. 비슷한 가격대로라면 170억원 이상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진시스템은 스톤브릿지벤처스로부터 2017년을 시작으로 4개의 펀드를 통해 40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투자 원금 대비 4~5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진시스템은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쓰이면서 업계 주목을 받은 회사다. 지난해 매출 133억원을 올리며 2019년 대비 10배 넘게 성장했다. 꾸준한 후속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그밖에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에 들어간 구인구직 플랫폼 원티드랩도 올해 스톤브릿지벤처스의 회수 실적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근 5년간 국내 VC 중 가장 많은 펀드 수익을 올렸다. 이 기간 6개 펀드를 청산, 2043억원의 수익을 가져갔다. 수익 멀티플도 2.5배에 달한다. 크래프톤, 직방, 지그재그, 스타일쉐어, 쏘카 등 굵직한 기업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크래프톤은 20조원대 기업가치로 증시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고, 지그재그와 스타일쉐어는 각각 카카오와 무신사에 인수되며 ‘잭팟’을 터뜨렸다. 쏘카 역시 IPO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18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