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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빈 "고난도 코스, 질긴 러프…페어웨이 공략이 승부 가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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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가 정말 다이내믹하네요. 굴곡이 크고 개성이 뚜렷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회가 될 것 같아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손예빈(19·사진)이 21일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 개막을 사흘 앞두고 새벽부터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 72·6610야드) 팰리스·가든 코스를 둘러보고서다. 그는 “그린 주변의 잔디가 길어 어프로치에 애를 먹었다. 그린 공략을 위한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독특한 경사 구성…도전의식 자극
손예빈은 여자 골프의 차세대 유망주다. 2019년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지난해 프로로 전향해 드림투어에서 뛰고 있다. 이번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는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손예빈은 “원래 평지보다 긴장감 있는 산악지대 코스를 더 좋아한다”며 강한 흥미를 보였다. “대부분은 그린 뒤쪽이 높은데 여기는 홀마다 그린의 구성이 다채로워요. 퍼트는 물론 샷을 할 때도 어디로 떨어질지 경사를 잘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번홀(파5)은 중간에 실개천이 흘러 골퍼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홀이다. 그렇다고 마냥 멀리 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왼쪽으로는 산의 경사가 있지만 오른쪽으로는 나무가 울창해 자칫 공을 잃을 수도 있다. 손예빈은 “티샷을 잘 치면 실개천을 넘길 수 있지만 티샷에서 실수가 나올 경우 세 번째 샷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샷의 정확도가 관건인 홀”이라고 평가했다.

2번홀(파4) 티샷을 위해 자리 잡은 그는 홀의 위치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346야드로 길지 않은 홀이지만 티잉 그라운드에서 퍼팅그린이 보이지 않는 일명 ‘블라인드 홀’이기 때문이다. “왼쪽에는 슬라이스가 있어요. 오른쪽으로 붙일 수 있으면 좋은데 너무 욕심을 내다가는 아예 코스를 벗어나 버릴 수도 있겠어요.” 잘 친 샷에는 보상을, 잘못 친 샷에는 페널티가 확실한 홀이라는 설명이다.

7번홀(파4)은 402야드의 길지 않은 홀이지만 경사가 워낙 가파른 탓에 길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는 “심한 내리막 경사에 걸리지 않으려면 아예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한쪽으로 치우치게 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멧돼지의 함정’ 주의
손예빈은 8번홀(파4)에서는 우드로 티샷에 나섰다. “우드로 공략하면 웨지샷으로 100m 안쪽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티박스가 당겨진다면 드라이버로 1온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퍼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데요.(웃음)”

후반의 시작인 10번홀(파5)에서 손예빈은 “2온은 무리”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세 번째 샷에서 6번 아이언을 집은 그는 “오늘은 그린이 잘 받아줘서 롱 아이언으로 쳐도 괜찮았는데 실전에서는 그린 상태에 따라 아이언 길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2번홀(파4)은 이번 코스 중 최고 난도를 자랑한다. 페어웨이 폭이 15m에 불과한 데다 왼쪽으로는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손예빈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3번 우드를 잡았다. “드라이버로 치기에는 랜딩 포인트가 너무 좁은 것 같아요. 벙커 턱이 높지 않아 빠져도 탈출이 어렵지 않더라고요. 3번 우드로 도전해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멧돼지의 함정’이라는 뜻의 ‘보어 트랩’ 16번(파3), 17번(파4), 18번(파5)홀은 매번 선수들을 괴롭혀온 요주의 구간이다. 공중에서 내려다봤을 때 세 홀이 멧돼지의 눈과 어금니 형상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손예빈은 16번홀에선 “핀 위치를 확인해 오르막 퍼트를 남기도록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고, 18번홀에서는 “그린 주변에 벙커가 있긴 하지만 첫 두 샷으로 그린 주변으로 공을 보낸다면 버디를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빈은 코스를 둘러본 뒤 퍼트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굴곡이 적지 않은 까다로운 그린인 데다 그린 스피드도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장거리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포천힐스CC=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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