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비대면 정치다. 역시 트렌드 보는 감각은 탁월한 듯."
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이 열흘 만에 사퇴하자 이를 두고 '세계 최초 비대면 정치'라는 조 롱섞인 반응까지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판에는 윤 전 총장의 행보와 관련해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 정치", "사회적 거리 두기는 확실하다", "벌써 이렇게 조롱당하면 곤란하지 않겠나" 등의 반응이 터져 나왔다.
조선일보 출신 이동훈 대변인은 20일 오전 7시께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참여 공식화를 하기도 전 대변인을 둔 행보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이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간 보기 제발 그만하고 빨리 링 위에 올라오라"라며 "정치를 하면 국민들한테 왜 정치를 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약속의 말을 본인 입으로 하는 게 정상"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변인이 자리를 내놓으면서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메시지 배달이 잘못된 점이 이번 이 대변인 사퇴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 대변인은 지난 18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윤 전 총장이 민생 탐방을 마친 뒤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메시지를 직접 내며 이를 뒤집어 혼선을 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윤 전 총장과 처가 관련 의혹이 정리된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장 소장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얼마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처, 장모의 의혹이 정리된 일부의 문서화된 파일을 입수했다"며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결론을 고심 끝에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알고 있던 사실도 있고 풍문으로 들었던 소문도 있더라. 정밀하게 조사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어쨌든 윤 전 총장을 공격하기 위한 많은 ‘작업’들이 있는 것 같다. 의혹이 사실인지 제가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는 현재의 준비와 대응 수준을 보면, ‘방어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23일 이를 공식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