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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사고신고시스템 CSI 건설 관련 사망자 절반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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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 사고 가운데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건수는 전체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했더라도 주요 항목을 누락하거나 사고 원인과 사고유발 주체를 잘못 기재하는 등 부실 입력이 많았다. 17일 국토부 건설공사안전관리종합정보망(CSI)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 사고는 총 261건, 사망자 수는 26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재해 사고를 총괄하는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건설업 사고 사망자 458명의 절반(57%)에 불과하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총 195명이 국토부 통계엔 잡히지 않은 것이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면 1차적으로 고용부에 신고된다. 건설사는 발생 일시와 인적 피해, 물적 피해, 재해 발생 과정 및 원인을 상세히 작성해 재해조사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국토부는 2019년 7월 CSI라는 별도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시공사 등이 즉시 장소와 경위 등을 신고하도록 해 실시간으로 정부에 내용이 공유되는 시스템이다. 고용부 통계는 근로자에게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모든 건설 사고 통계를 관리해 사고 원인을 더 면밀히 분석하고 예방하겠다는 게 당시 설명이었다. 올해까지 CSI 시스템 구축과 운영 등에 투입된 예산은 80억원에 달한다.

제도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신고된 내용에도 문제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고된 세 건 중 한 건꼴로 안전방호와 개인보호 조치가 입력되지 않았지만 국토부는 따로 정정요구를 하지 않았다. 신고된 내용조차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제주도 아파트벽체 거푸집전도’ 사고(사고유발 주체 입력 오류), 2월 ‘포항 의류시설 신축공사 주차설비 끼임’ 사고(사고 경위를 원인으로 기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사고가 발생했지만 1년 넘도록 원인 규명이 안 되고 있는 ‘부산 부전-경남 마산 복선전철 사고’도 부실한 CSI 신고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고와 관련해 총 7건이 신고됐지만 5건이 개인보호 여부 등 주요 사항을 미입력했다. ‘조사 완료’로 표기하거나 ‘토목’인 공사종류를 ‘건축’으로 입력하고 민간공사를 공공공사로 잘못 분류했는데도 검증이나 정정요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고용부 재해조사표는 재해자나 근로자 대표의 사인을 받아서 제출하기 때문에 내용이 충실하다”며 “CSI는 신고자에게만 의존하다 보니 대충 적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CSI를 관리하는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일부 미신고와 부실신고가 있는 것으로 보고 고용부 자료와 연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공사 규모가 작거나 건설산업기본법이 아닌, 별도법에 근거한 전기·소방·통신 관련 사고는 CSI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부 통계와 차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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