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업체 지리자동차가 메틸알코올(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2060 탄소 중립’을 선언한 중국에선 자동차 회사들이 수소연료전지차 등 신에너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수푸 지리홀딩스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메탄올 자동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리홀딩스는 중국 서부 지역에서 메탄올 연료 택시를 시험 운행하고 있으며, 메탄올 연료 트럭도 개발하고 있다.
지리홀딩스는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의 모기업이며, 스웨덴 볼보차의 최대주주이자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지분 9.7%를 소유하고 있다. 지리차는 전기차 부문에선 바이두와 합작해 ‘지두’를 설립했다. 이 밖에 수소차도 개발하는 등 신에너지차 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지리홀딩스는 메탄올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의 ‘카본 리사이클링 인터내셔널(CRI)’에 투자하기도 했다. CRI는 허난성 안양시에서 지리가 추진 중인 메탄올 연료 생산공장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지리홀딩스의 자회사인 지리기술이 소유한 이 공장은 완공되면 연간 11만t의 메탄올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용 메탄올 공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탄올 자동차는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로 일반 휘발유차에 비해 배출가스가 적고 열효율도 높다. 메탄올은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물과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산할 수 있다. 중국은 석탄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대신 풍부하게 매장된 석탄을 수소와 메탄올로 전환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메탄올 자동차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이미 싼시(陝西), 산시(山西), 구이저우(貴州) 등 석탄 생산량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제작한 메탄올 택시가 운행 중이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탄소 중립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시 주석의 연설이 처음이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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