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다시금 구인난 문제가 떠오르며 리쿠르트홀딩스 주가가 고공 행진 중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기업들이 다시 일손을 찾기 시작했는데,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탓에 구직자 숫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구인 광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11일 리쿠르트홀딩스는 일본 시장에서 5658엔을 기록 중이다. 연초 이후로만 30.94% 올랐고, 지난 10일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니케이225 지수가 연초 이후 5.48%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른 것을 알 수 있다.
리쿠르트홀딩스는 구직 전문 사이트나 숙박 예약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다. 주로 구인사이트 광고와 파견사원 소개 등으로 수입을 얻는다. 리쿠르트홀딩스는 지난해만 해도 구인수요가 급감해 코로나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로 장을 마쳤었다. 하지만 올 들어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자 기업들이 다시 일손을 찾기 시작해서다. 일본은 워낙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 구직자 숫자 자체가 적은데, 코로나 이후로 구인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리쿠르트홀딩스의 주가를 밀어올렸다.
현장은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내년 대졸자 구인배율은 1.5배(1배 이상이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코로나 이전 구인상황(2020년 대졸자 구인배율 1.83배)보다는 낫지만 일손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 기업들은 면접에 오는 구직자들에게 '우리 기업이 1지망이냐'고 캐묻기도 한다. 합격하면 다른 회사에 가지 않고 자사에 올 것인지 여부를 묻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리쿠르트홀딩스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는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인 데다, 코로나를 딛고 일어선 기업들이 당분간 대대적인 구인광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뿐만아니라 리쿠르트홀딩스는 전세계 각국의 채용 공고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인디드(Indeed)와, 세계 최대 규모의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도 운영하고 있어 구인난에 시달리는 미국의 수혜도 입을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역시 코로나 이후 구인난이 심각해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을 올리고 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업준비생들의 높아지는 내정률, 경기 회복에 따른 채용 계획 확대, 온라인 채용 활동 증가는 구인 광고 수요 증가 요인"이라며 "일본과 미국에서 일자리 매칭 효율성이 낮아진 가운데 리쿠르트홀딩스는 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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