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선보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세트에 글로벌 아미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장 십여개는 몰려든 인파에 문을 닫는가 하면,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음식 포장지까지 등장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26일 미국·캐나다·브라질을 시작으로 6대륙 49국에서 BTS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맥너겟 열 조각, 중간 사이즈 감자튀김과 콜라,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한 스위트 칠리·케이준 소스로 구성됐다.
'BTS 세트'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어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맥너겟 국내 일평균 판매량이 'BTS 세트' 출시 전 4주간 일평균보다 283%나 급증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BTS 세트'를 구매한 고객의 인증샷이 SNS를 중심으로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BTS 세트'의 한글 SNS 언급량은 출시 전보다 일평균 17배나 증가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해외에서도 'BTS 세트'를 사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처음 판매를 시작한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번에 몰려든 인파 때문에 일부 매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일부 도시의 맥도날드 매장 13곳 이상이 일시 영업을 중단했다. 'BTS 세트'를 사기 위한 팬들과 음식 배달기사들이 대거 모이면서 매장 안팎이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상황이 연출된 것. SNS에서는 매장 안팎으로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BTS 세트'를 구입한 한 남성이 환호성을 지르며 매장을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파자르 푸르워토 시 공공질서기관장은 "우리는 이틀간 세마랑에 있는 6곳의 맥도날드 매장 중 4곳을 일시적으로 닫았다"며 "나는 세마랑이 다시 코로나19의 레드존(red zone·위험 영역)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세마랑은 인도네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다.
인도네시아는 최근까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7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국가다. 이에 일부 매장들이 일시 영업 중단, 임시 휴업 등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온라인 상에서는 'BTS 세트'의 포장지를 중고로 내놓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해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종이가방과 맥너겟 상자, 디핑소스, 종이컵, 빨대 등이 포함돼 있다. 맥도날드 직원용 티셔츠나 매장 부착용 포스터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는 음료컵을 잘라 투명 휴대전화 케이스 안에 넣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BTS 세트'를 재활용하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또 유튜브에서는 'BTS 세트'를 먹으며 감격하는 팬들의 모습도 다수 올라와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