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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폭풍성장에…택배사들,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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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의 물류회사 ㈜한진은 강원 지역 택배 물량을 담당하는 원주허브터미널을 지난달 확장 이전했다. 강원 지역의 물동량이 최근 수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규모로 성장하면서 보다 크고 선진화된 시설을 갖춘 터미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새 물류센터는 하루 14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다고 알려진 강원마저 더 이상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불모지가 아니다”며 “투자 없이는 증가하는 물량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주요 택배사가 너나없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진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 50%를 웃도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과 ‘유통 공룡’ 롯데그룹의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수천억원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시장 성장세를 타고 기업공개(IPO)와 자산 유동화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를 준비 중이다.

CJ, e풀필먼트센터 세 곳 연내 오픈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입점 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e풀필먼트센터를 연내 세 곳 추가 오픈한다. 이미 문을 연 경기 군포센터를 포함하면 올해만 네 곳의 센터를 추가 구축하는 행보다. 3분기에 콜드체인 시설을 갖춘 저온센터를 경기에 열고,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상온센터 두 곳을 다른 지역에 오픈한다.

올해만 3498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CJ대한통운은 이 중 55%가량인 약 2400억원을 택배 분야에 투입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회사 최초의 메가허브터미널인 충북 진천센터를 내년 1월 1일 공식 오픈한다. 롯데그룹이 단일 터미널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380억원을 들여 짓는 물류센터다.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150만 상자를 처리하는 메가허브터미널이 문을 열면 유통 분야와의 연계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진천뿐 아니라 전국에서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도 2025년까지 택배 분야에만 5094억원을 쏟아붓는다. 이 중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신축에만 3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 관계자는 “나머지 2000억원은 다른 지역의 물류센터 추가 확충과 자동화 투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이 미래 기업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한 소규모 스타트업 물류 처리 서비스인 ‘원클릭 서비스’는 가입 기업이 3만 곳을 돌파했다.
물량 폭증에 상장 준비 착수
e커머스 활황세를 노린 비상장사들은 IPO 준비에 들어갔다.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100%를 보유한 로젠택배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로젠택배는 그동안 수차례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내 택배시장 물동량이 늘자 IPO로 방향을 틀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시장점유율이 낮고 고객사가 적은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비상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과 롯데리츠를 통한 자산 유동화가 예상되는 회사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으로 끌어들인 현금으로 물류 인프라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자금 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상장 계획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며 “다만 롯데리츠와의 시너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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