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 사건과 관련해 피소된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 측은 '신상유출 혐의'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A씨측 변호인인 이동우 변호사는 8일 "고인의 신상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고 보도한 MBC 기자와 기사에 언급된 법조계 관계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금명간 민간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MBC는 피해자 이 중사 유족 측이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한 고소장을 근거로 "A씨가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지인들에게 인적사항을 누설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선변호사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공군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엿새 만인 지난 3월 9일 A씨를 국선변호사로 지정했다. 그러나 A씨는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단 한차례도 면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A씨가 이 중사의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외부로 유출하는가 하면 유가족을 '악성 민원인'으로 부르며 비난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해달라고 고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한 법조계 인사라는 인물의 증언을 통해 당시 공군 내부에서 피해자가 예쁜지 안 예쁜지에 대해서 관음증적인 얼굴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또 공군 내에서는 이 중사의 이름, 소속 부대, 임관 기수, 사진, 피해 내용까지 세세히 공유됐고, 공군 측이 수사에 문제를 제기한 유족을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선변호인 A씨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피해자 인적사항 유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중사는 억지로 저녁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는 지난달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부대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사는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