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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로 만든 그림파일이 784억원…최초의 트윗은 33억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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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새로운 가상자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2019년 1억4000만달러였던 NFT 시장 규모는 작년 3억4000만달러로 커지더니, 올 들어선 1분기에만 20억달러로 불었다. 지난 3월엔 NFT로 만든 그림 파일 작품이 784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폴 고갱, 살바도르 달리 등 유명 화가 그림보다 비싸다. NFT는 현실처럼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 효용 가치가 커 성장세가 주목된다.
그림 파일 하나가 784억원에 팔려

NFT는 암호화폐와 여러모로 닮았다. 암호화폐처럼 실물이 없는 가상 자산이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다른 점은 암호화폐는 ‘돈’이고 NFT는 ‘등기부등본’에 가깝다는 것이다. 특정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고 이 자산의 가치는 얼마인지 등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동영상, 그림 파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가 쉬워 ‘원본’이란 개념이 약하다. “디지털 콘텐츠도 희소성 있는 원본을 지정해 가치를 부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게 NFT다. 위·변조를 차단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NFT의 유일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

NFT는 올 1월 하루 거래량이 100만달러, 2월 1000만달러 선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FT 하나가 수백억원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올 3월 디지털 화가 비플(Beeple)이 만든 ‘매일: 첫 5000일’이란 그림 파일 작품이 6930만달러(784억원)에 판매됐다.

예술 작품만 NFT로 거래되는 건 아니다. 디지털 요소가 있으면서 희소성이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NFT로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작성한 트윗이다. 이 트윗 NFT는 최근 온라인 경매에서 290만달러에 낙찰됐다. 바둑기사 이세돌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승리한 대국도 60이더(약 2억5000만원)에 판매됐다. NBA 농구 선수 카드와 동영상 등을 NFT로 만든 ‘NBA 톱샷’도 인기가 많다.
메타버스에서 더 확대되는 NFT
NFT는 메타버스와 찰떡궁합이다. 메타버스에 있는 모든 건 디지털 콘텐츠다. 여기에 가치를 부여하고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다는 욕구를 NFT가 해소해줬다.

NFT의 시초도 ‘크립토키티’라고 하는 메타버스 게임이다. 크립토키티는 가상세계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게임인데, 이 디지털 고양이를 NFT화함으로써 희소성을 부여하고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최근엔 NFT 제작사 라바랩스가 내놓은 ‘미비츠(Meebits)’ 프로젝트가 인기다. AI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지는 3차원(3D) 캐릭터인 미비츠는 지난달 4일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미비츠 #10761’이란 캐릭터는 지난달 14일 267만달러(약 3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메타버스 ‘디센트럴랜드’에선 ‘랜드(LAND)’라고 불리는 가상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다. 랜드도 NFT를 통해 거래된다. 지난달 28일 EST #4186이란 랜드가 70만4000달러(약 7억8000만원)에 팔렸다.
“NFT 가격 거품 꼈다” 경고도
대기업이나 한국은행처럼 공신력 있는 기관도 NFT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일 NFT 거래 플랫폼 ‘오리진 프로토콜’과 손잡고 NFT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착수한 한국은행은 3일 “CBDC와 NFT의 교환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다.

NFT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신과 친구의 방귀 소리를 NFT로 제작해 수십만원에 판매한 미국 영화감독 알렉스 말리스는 “NFT 열풍은 터무니없다”며 “광란의 시장 이면엔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투기꾼이 있다”고 비판했다. 희소성이 없는 NFT까지 비상식적인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NFT 거래량도 한창때에 비하면 줄어드는 추세다. NFT 분석 사이트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NFT 하루 거래량은 지난달 3일 1억200만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엔 떨어져 이달 들어선 100만~200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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