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84만명에 달하는 한 프랑스 인플루언서가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망신을 당했다. 실제로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는데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것처럼 꾸민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 출신 인플루언서인 오세안 엘 하이머(27)는 최근 두바이에서 모나코로 가는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그는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지만 '풀메이크업'에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디올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다. 사진 아래엔 "다음 도착지는 모나코. 밤새 비행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순식간에 '좋아요' 10만개가 달리는 등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하이머가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트위터에 공개된 것이다. 하이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동일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이 사진을 게시한 트위터 이용자는 "하이머가 비즈니스석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며 "여객기 이륙 직전 이코노미석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겉모습에 치중하는 인플루언서 문화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소셜미디어는 질병이다. 관심을 끌려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게 바로 인플루언서 문화다. 대다수가 갑부, 모델, 기업인인 척한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반면 "하이머의 개인적인 결정일뿐"이라며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상관할 일이 아니다"는 견해도 있었다.
하이머는 "맞다.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고 대응했다. 이어 "이코노미석을 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나는 돈 자랑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고 했다.
하이머는 프랑스에서 리얼리티 TV쇼 스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랑에 빠진 왕자와 공주'라는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해 쌍둥이 자매와 한 남성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고급 비행기 좌석을 이용하는 것처럼 꾸몄다가 들통난 스타는 하이머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래퍼 바우와우는 2017년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방송 일정을 소화하는 것처럼 꾸민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지만 그가 일반 항공사의 여객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거짓 논란에 휩싸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