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면세점 철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달 국내 주요 면세점에 “글로벌 정책상 앞으로 공항 면세점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통보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시내면세점의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커지면서 루이비통의 ‘고급화’ 전략이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명품 시장 ‘큰손’인 중국이 자국 면세점 강화 정책을 통해 면세점 시장을 키우고 있는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내면세점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비드리포트는 “루이비통이 한국을 포함한 시내면세점에서 순차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략을 수정해 중국 공항 터미널 등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루이비통은 이런 입장을 지난달 국내 면세점들에 전달하면서 구체적인 철수 계획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의 신세계면세점 매장은 그대로 운영하면서 향후 제2터미널에 2호점을 마련하는 등 공항 중심의 재편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에서 루이비통 매장을 보유한 면세점은 롯데·신라·신세계다. 롯데(4곳), 신라(2곳), 신세계(1곳) 등 총 7곳의 시내면세점에 매장이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본래 국내 시내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 면세점은 한국인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며 “시내면세점에는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방문해 화장품을 쓸어담는 중국 보따리상만 남았다”고 전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한 곳을 잃게 된 면세점업계는 크게 당황한 분위기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철수하면 빈자리에 들어가야 할 매장도 찾기 어렵고, 명품 매장 한 곳에서 30~40명씩 근무하는 것을 고려하면 브랜드가 고용했던 수십 명의 직원이 갈 곳을 잃는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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