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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불안속 백신 맞아보니 걱정은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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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불안속 백신 맞아보니 걱정은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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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순 2주간의 코로나19 자가격리를 마친 뒤 결심했다. “두 번은 못하겠다.” 일상 복귀 첫날 질병관리청 사이트에 들어가 회사 반경 1㎞ 내 병원 목록을 정리했다. 병원 일곱 곳에 잔여백신 접종 예약을 신청했다.

“30분 내로 와서 백신 맞을 수 있나요?” 예약 열흘 후 점심시간에 전화가 걸려왔다. 허겁지겁 달려간 병원에는 벌써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 중 덜컥 겁이 났다. 백신 부작용 얘기가 워낙 많았던 터라 ‘생각보다 센 후유증이 나타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잔여백신 신청 열흘 만에 접종
1분도 채 안 걸린 접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해열제를 샀다. 4시간 뒤부터 증세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가 있었지만 발열 오한 등의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사 부위가 한두 시간 뻐근한 느낌 외에는 일반 주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주변 지인들도 한둘씩 잔여백신을 맞고 있다. 일부는 발열 증세로 백신 휴가를 내는 이도 있지만 다행히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이는 아직 없다. 백신 접종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던 셈이다.

미국 정부가 제공한 얀센 백신 100만 명분이 단 하루 만에 예약 완료됐다. 한 번만 맞으면 되는 편의성 효과가 컸다는 분석도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방식인 점을 고려하면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보건당국은 이달 말까지 백신 접종 건수를 1400만 건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2일 오전까지 국내 1차 접종은 635만 건(2차 접종 219만 건 포함)이다. 1400만 건 달성을 위해 앞으로 한 달여 동안 750만 회분을 추가로 투여하겠다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대목은 미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 선도국가들의 접종률 정체 현상이다. 이날 오전 현재 우리의 백신 접종률(1차 기준)은 12.27%.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접종에 들어간 이스라엘은 60%, 미국은 51%를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중순 1차 접종률 60% 고지에 도달한 뒤 한 달 반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미국도 5월 중순께 1차 접종률이 50%에 근접한 뒤 증가세가 눈에 띄게 더뎌지고 있다. 1%포인트를 끌어올리는 데 1주일이 걸릴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들 백신 접종 선도국가의 정체 원인 중 하나로 사회 깊숙이 자리한 ‘안티 백신’ 정서를 꼽는다. 일부 정통 유대주의자와 원리주의 종교인들은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퇴출된 줄 알았던 홍역이 2019년 미국과 유럽에서 재창궐해 전 세계가 홍역을 앓은 것도 안티 백신 운동 때문이었다. 미국은 이에 더해 의료 체계에 대한 불신이 백신 접종 속도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백신을 맞은 뒤 예상치 못한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흑인, 히스패닉 계층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이유다.
과도한 불안은 집단면역 걸림돌
우리의 경우 종교적 신념에 따른 안티 백신 정서는 크지 않다. ‘백신의 정치화’로 일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지나치게 부각됐지만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잔여백신 앱, 얀센 백신 예약 시스템에서 보여주듯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 전달 체계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높은 편이다. 백신 공급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맞겠다”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가 집단면역 속도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여건이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길은 백신 접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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