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지고 나니 조국·추미애 탓이라고 이상하게 끌고 가서 며칠 전까지 우울증 비슷하게 앓았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28일 유튜브 '열린민주당TV'에 출연해 "1년간 손가락질과 욕을 들어서 마음이 상처투성이다. 저를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억울한 피해자인 척해서 소회를 밝히려는데 그사이에 보궐선거가 있었다"라며 "다들 '개혁 계속하겠다'는 얘기를 안하더라. 측면지원 외에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었다. 개혁 얘길 하면 표가 달아난다고 생각하는구나 싶어 우울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보궐선거 패배 후 '조국 탓이다 추미애 탓이다' 이상하게 끌고 가길래 요 며칠 전까지 우울증 비슷하게 앓았다"면서 "그 시간 넘기고 이러고 계속 있을 순 없다, 촛불의 추억이 4년 만에 주저앉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 물러나고 총선 이겼을 때는 '조국 덕분이다 추미애 덕분이다' 이런 얘기는 안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사태'라고들 하지만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윤석열 항명 사태'가 맞는 표현"이라며 재보선 참패 원인으로 '추·윤 갈등'과 '조국 사태'를 지목한 당내 일각의 시선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을 본인 사퇴의 명분으로 삼으면서 억울한 피해자처럼 하는 데 그건 너무 왜곡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운명이다'라는 책에서 검찰·언론 개혁을 못 해서 안타깝다고 하신 만큼 노무현 정신이라면 (정치적으로) 불리할 때마다 그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유지를 받드는 책무를 지니는 것”이라며 “촛불 광장에서 ‘이게 나라냐'며 주문했던 것도 검찰·언론 개혁”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공약을 못 지키더라도 당시 공약을 약속한 당의 대표였던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발간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 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돼선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 시민 개혁사"라며 "'조국의 시간'은 우리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뚜껑을 열자 생각보다 큰 격차로 참패했고 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