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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브 투 헤븐' 탕준상 "이제훈 최고" 외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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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무브 투 헤븐'이 미성년자 관람불가 판정을 받을지 생각도 못했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보자고 했는데, 성인이 되는 2022년 1월 1일에 약속이 이뤄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올해 겨우 19세. 하지만 데뷔 경력은 벌써 12년차다.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한 탕준상은 이후 각종 뮤지컬과 어린이 드라마, 영화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어머니 편지에 눈물 흘리던 신입 북한 병사로 시선을 사로잡더니, 단숨에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주인공 한그루 역까지 꿰찼다. 아스퍼거 증후군에 유품관리사라는 이색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끈 탕준상은 미성년자라서 '무브 투 헤븐'을 보진 못했지만 "미성년자가 풀리지마자 보고 싶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주인공으로 극의 중심에 선 탕준상은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아서 긴장도 많이 되고, 부담감도 있었다"며 "이제훈이라는 좋은 형이 옆에 있었기에 '무브 투 헤븐'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제훈 최고"를 외쳤다.
이제훈 언급에 엄지 치켜 든 탕준상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이제훈은 그루의 삼촌이자 후견인인 상구 역을 맡으며 탕준상과 호흡했다. 탕준상은 이제훈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자마자 두 팔을 올리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제훈 형과의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저는 처음부터 형을 알고 있었고 팬이었거든요. 형이 나이차를 언급했는데, 저는 실제 나이를 몰랐어요. 많아 봐야 30대 초반이라 생각될 정도로 동안이셔서. 그래서 더 편하게 했어요."

'무브 투 헤븐'을 마친 후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에 곧바로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탕준상을 위해 이제훈은 커피차도 보내며 우정을 과시했다. 탕준상은 "배우에게 커피차를 받은 건 처음인데, 그게 이제훈 형이라 너무 감사하다"며 "어깨가 우뚝 솟고, 부심이 차오른다"며 웃어 폭소케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 유품 정리사 모두 낯설었지만…"

탕준상이 연기한 그루는 극중 유품 정리를 하면서 죽은 이들의 마지막 상황을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청년의 과로사, 노인들의 존엄사와 고독사 등 사회적인 화두를 던지는 다양한 죽음을 소개했다. 탕준상은 그중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피해로 목숨을 잃은 "유치원 선생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랩을 하듯 자신이 아는 정보를 줄줄 외는 그루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엄청난 대사량을 암기해야 했던 탕준상은 "공부는 머리에 잘 안들어오는데 대사는 잘 외워진다"며 "대사를 외는게 어렵진 았았다"고 배우가 천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유치원 선생님 에피소드를 찍을 때 동물용 카메라를 찾으며 왔다갔다 하는 장면을 찍으며 다다다다 말하고 추리를 하는 장면이 연기를 하면서도 짜릿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아빠 유품을 정리하고 수목장 장면을 찍을 땐 감정을 억누르고 연기했다"며 "대본을 읽을 땐 계속 눈물이 났는데, 촬영의 효율성을 위해 순서를 다르게 촬영한 부분이 오히려 감정을 누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무브 투 헤븐'이라는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는 탕준상이었다. 기존에 아스퍼거 증후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굿닥터' 주원, 영화 '증인' 김향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고민도 있었다. 탕준상만의 한그루를 만들 수 있었던 비법에 대해 그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라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누군가를 참고하기 보다는 저만의 그루를 만들어 가려 했어요. 아스퍼거 증후군이 미디어에서 소개된 것보다 스펙트럼도 다양하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른 캐릭터니 다른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고, 제훈 형에게도 많이 의지했죠."
고3 탕준상…"대학 진학 고민"

극중 그루는 스무살이지만 탕준상은 올해 19살이다. 중학교 졸업 후 홈스쿨링을 했고, 올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밝힌 탕준상은 "이제 대학이라는 큰 산이 남았다"며 웃었다.

"대학에서는 '연극영화과 말고 다른 과에 도전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지식과 배움도 부족한 거 같아요. 열심히 준비해서 올해 연극영화과에 붙는 게 목표입니다. 대학에 가서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것들도 배우고 싶은데 능력이 될 지 모르겠어요."

특히 성인이 되는 내년엔 "배낭을 메고 세계 여행을 다니고 싶다"면서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지만, 빨리 그런 날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탕'이라는 성이 보여주듯 탕준상은 중국계 말레이시아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이돌이 아닌 배우들 중 다문화 가정 이력은 보기 드물었다는 점에서 탕준상의 성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탕준상은 "'사랑의 불시착' 이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코로나19가 터져서 실감은 못하고 있다"며 "SNS 팔로워수나 댓글이 느는 걸 보면서 인지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제가 넷플릭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말레이시아에 계신 친척들이 다들 보셨다고 하더라"라며 "좋은 반응이 있다는 걸 느끼고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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