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유명인사가 TV 리얼리티쇼에서 하루 식비 650위안이 적다고 불평했다가 대중의 분노를 샀다. 중국인의 연평균 수입은 3만2189위안(약 564만원)이며, 하루에 88위안 꼴이다.
최근 중국에선 유명 배우 정솽이 하루 200만위안의 출연료를 받아 논란이 됐고, 또 일부 왕훙(인터넷 스타)들이 과도한 소비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발언은 지난 23일 처음 방영된 텐센트가 제작한 프로그램 '50㎞ 타오화우(복숭아꽃밭)'에서 나왔다. 15명의 유명인들이 21일 동안 같이 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 리얼리티쇼다.
중국의 여성 사업가이자 패션잡지 하퍼스바자차이나의 편집장인 수망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다른 출연자가 "하루 식사를 650위안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자 즉각 "그걸론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여러분은 매일 아침 우유와 달걀을 먹지 않나? 우리는 더 잘 먹어야 한다. 나는 그런 돈으론 못 산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온라인에서 즉각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10위안으로 먹고 산다. 이런 방송을 무슨 의도로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황제는 우아한 식사를 하고 우리 같은 서민은 하루 종일 먹을 걸 찾아 다녀햐 하는 중세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비꼬았다.
텐센트는 즉각 "수망은 650위안이 부족하다고 한 것은 하루가 아니라 21일을 기준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망도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이미 대중의 여론은 일부 유명 인사들의 과소비 행태를 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수 왕페이가 2012년 충칭 콘서트에서 하루 식비로 2000위안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다시 들춰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블로거 뤄얀수는 "연예계에서 뛰어난 작품이 별로 나오지 않는데도 연예인들이 너무 돈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정솽의 사례를 통해 일반인들도 널리 알게 됐다"며 "높은 수입을 정당화하려면 좋은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