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집권 5년 차에 여권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과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이 연이어 나와 눈길을 끈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히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아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임금 인상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주거비와 교육비를 줄여 실질적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가능한 것"이라며 "근로장려세제(EITC) 등 일하는 사람에게 돈을 더 보태주는 방식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보다 여러 인프라를 마련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 중 하나인 공공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돈이 없을 때는 살 수 있지만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며 "공공임대주택은 보조적 수단이다. 주택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성과는 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집약되게 되는 것인데 부동산 문제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재보선 결과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한 심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책 기조만큼은 달라질 수 없다"며 "정책 기조를 지켜나가는 가운데 정책을 조정하겠다. 당정청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통해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 보완을 하겠다"고 밝혔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이 '소주성·부동산' 반성문을 잇따라 내놓는 것에 대해 보수 야권은 대선용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종부세 완화를 언급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없던 일로 하는 것처럼 일단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송영길 대표는 취임 첫날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를 차례로 찾아 참배해 당내에서 논란이 됐다. 방명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기리자는 취지의 글까지 적었다.
이에 일부 강성 당원들은 전당대회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공개 선언하며 "송영길 정계퇴출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반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