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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지층 눈치만 보는 與의 신물나는 '부동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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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취임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곧바로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주택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 ‘부동산 지옥’을 만들었다는 민심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특위가 가동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남은 것은 당혹감과 혼란뿐이다. ‘부동산 세금 폭탄’만 해도 이제 고치겠다는 건지, 안 고치겠다는 건지조차 헷갈린다. 선거 직후 공감대를 이뤘던 재산세·양도세 완화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상반된 뉴스가 특위발(發)로 전해지고 있다. 양도세는 ‘감축보다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며 인상안이 나돌 정도다. 극성 지지층이 짠 ‘부동산 세금 완화=부자 감세’라는 프레임도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세금 부담 완화를 거론하던 특위 위원들도 “세금 완화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바꾸고 있다. 어제 열릴 예정이던 부동산 대책 수정을 위한 ‘정책 의원총회’도 27일로 연기됐다.

대출 규제 완화, 재산세 감면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이달 안으로 개선책을 내겠다던 다짐도 공수표가 됐다. 여당 당직자의 “부동산 세제 및 대책 확정에 좀 더 시간을 가질 것” “어떤 결정을 내려도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것”이란 발언에선 국민에게 고통을 안긴 데 대한 반성과 배려도 실종된 모습이다. 부동산특위 관계자는 “섣불리 정책을 확정 짓기보다 여론 추이를 봐가며 연말 대선 공약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고심 중”이라고 했다. 연말께 본격화될 대선전에 유리한 방향을 찾겠다는 ‘부동산 정치’로의 회귀 선언처럼 들린다.

이런 일련의 모습은 여당의 정책과 의사결정 구조가 얼마나 즉흥적이고 왜곡돼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거대 여당이 부동산 정치로 회귀하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대안을 내놓으며 치고 나왔다.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현행 9억원)·재산세(6억원)·양도세(9억원) 비과세·감경기준을 모두 12억원으로 상향하고, 내달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1년 연기해 매물을 유도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여당이 진정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극성 지지층이 아니라 누가 표만 세고 있는지 낱낱이 지켜보고 있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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