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60대 인부를 들이 받아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5일 10시 10분경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동부지법에 출석한 권모(30)씨는 당시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시간 후 진술이 끝나고 경찰차로 호송되면서 권 씨는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고 당시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말을 되풀이 하며 눈물을 흘렸다.
권 씨는 지난 24일 새벽 2시 경 만취한 채 운전을 하던 중 서울 성동구 성수동 LPG 충전소 앞 도로에서 A (61)씨를 쳤다.
A 씨는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 작업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경찰 등 42명의 인력과 장비 10여 대가 출동했지만 A 씨는 사고를 당한지 10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권 씨가 운전한 차량은 A 씨를 친 후 전도방지 지지대인 크레인 아웃트리거를 들이받고 멈췄다. 이후 차량에 화재가 발생, 12분 만에 꺼졌지만 차량은 전소됐다.
사건 당시 권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에 경찰은 이른바 '윤창호법'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CCTV, 차량 블랙박스, 동료 인부 등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