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키운 9억뷰 동영상, 8억6000만 원에 팔렸다

광고나 뮤직비디오가 아닌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홈 비디오 영상이 14년 만에 블라인드 처리된다. 8억 원이 넘는 가격에 영상이 판매됐기 때문.

미국 CNN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각)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찰리가 또 내 손가락을 깨물었어'(Charlie bit my finger ? again!) 동영상이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소유권이 경매에서 76만999달러(한화 약 8억5800만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2007년 영국 유튜브에 올라온 55초 분량 동영상이 대박을 터트린 것.

영상에 등장한 해리는 당시 3살, 찰리는 갓 돌이 지난 아기다. 영상을 촬영한 인물은 해리와 찰리의 아버지 하워드로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 찰리가 손가락을 깨물고, 해리가 인상을 쓰는 짧은 영상에 전 세계 네티즌이 열광했다.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이 탄생했고, 뮤직비디오, 광고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본 영상이 됐다.

또한 당시 초기 영상 플랫폼이었던 유튜브의 인지도를 크게 높인 영상으로도 알려졌다.

9억 명 가까이 본 영상 '찰리가 또 내 손가락을 깨물었어' 영상이 NFT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경매는 영상 업로드 14주년이 되는 5월 22일부터 24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매 종료와 함께 해당 영상은 오는 30일까지만 유튜브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하워드는 "사람들이 왜 이영상을 보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당시엔 그저 '웃기는 정도'라고만 생각했다"고 영상의 유행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돈 때문에 NFT에 판매하려는 건 아니고, 과거에는 유튜브가 새로운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NFT가 유행해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경매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NFT는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다. 다른 블록체인 토큰과 달리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 진위 여부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 음악, 영상 등 콘텐츠 분야에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재앙의 소녀'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됐던 사진 원본이 NFT 경매로 나와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