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추가 실탄 확보에 나섰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4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20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400억원 수준의 투자금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형 VC들이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VC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가 아닌 국내 VC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라며 “이미 납입을 마친 투자사들도 있고, 순조롭게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과정에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투자 후 기업가치 기준으로 약 4000억원의 몸값을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은 몸값은 약 3000억원이었다. 당시 KDB산업은행, L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네오플럭스, 시그나이트파트너스(신세계 CVC) 등으로부터 투자받고, 예비 유니콘 특별 보증을 받아 총 37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9년 7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투자금은 8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2015년 설립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패션 앱 에이블리를 통해 성장해왔다. 주로 여성 의류를 취급하는 에이블리는 유명인사(셀럽)가 디자인한 옷을 판매하는 ‘셀럽마켓 모음앱’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쇼핑몰을 창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판매자가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하는 ‘셀러스’와 쇼핑몰 운영 경험이 없는 창업자를 타깃으로 한 ‘파트너스’ 서비스를 내놨다.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강점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은 데에는 가파른 성장세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에이블리는 2018년 3월 출시 이후 약 3년 만에 월간 이용자 수(MAU) 420만명, 연간 거래액(GMV) 4000억원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GMV를 기준으로 1배 내외의 멀티플만 적용받아도 수천억원대 몸값은 이미 무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26억원으로 전년(316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다만 3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은 커졌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20일(06: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