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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3조 넘게 몰린 펀드가 있다던데… [더 머니이스트-조재영의 투자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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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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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청약에 약 81조원이 모이는 기록적인 청약열기가 채 식지 않았지만, 공모주 투자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들 ‘따상’(최초 장장일 시초가가 공모주의 2배로 시작하여 당일 +30% 상한가로 마감되며 공모가 대비 수익률 160%를 달성하는 것)을 기대했지만, SKIET는 상장 첫날 종가는 15만4500원으로 공모가 10만5000원보다는 수익이 발생하였지만, 따상 주가 27만3000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주가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14일 상장한 에이치피오는 2만2000원이었던 공모가에 한참 못미치는 1만6750원에 상장 첫날 종가(공모가 대비 -24%)를 기록했습니다. 공모주 청약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17일 상장한 색조화장품 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상장 첫날 주가도 공모가인 4만7000원보다 12%넘게 하락한 4만1150원으로 마감됐습니다. '공모주 투자는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믿었던 투자자들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신용대출을 일으켜 공모주청약에 참여했지만, 이제 조금씩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공모주에 대한 투자를 아예 놓기는 싫다면 대안이 있습니다. 공모주에 대신 투자해 주는 ‘공모주펀드’입니다. 공모주펀드의 장점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물량확보가 유리합니다. 공모주청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1000대1의 어마어마한 청약경쟁률 때문에 균등배분제도가 적용되어도 겨우 1주를 배정받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공모청약금액대비 지나치게 적은 배정물량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공모청약 기간동안 부담해야 하는 신용대출 이자율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던 주가 상승률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자, 돈들이고 신경쓰고 시간들여 실행한 공모주청약인데 너무 허무하다고 느낀다는 것이죠. 그런데 공모주청약을 할 때,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보다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이 훨씬 많습니다. 공모주펀드는 이러한 점에서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5월 13~14일 공모청약한 제주맥주의 경우 기관투자자에게 약 75%가 배정되고 일반투자자에게는 25%만 배정됐습니다.

    둘째, 공모주에 대한 분석의 어려움입니다. 공모하기 직전에는 모두들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투자분석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미 상장이 되어 있는 주식에 투자할 때에는 다양한 투자분석리포트, 신문기사, 주가분석자료 등을 구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장회사에 대한 투자정보를 파악하는 건 어렵습니다. 공모 기업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약을 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률이 확보되던 때에는 큰 문제없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옥석을 가려가면서 공모청약을 해야 합니다.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져들은 기업탐방 등을 통해 기업 내부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약 규모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배정받은 공모주를 언제 매도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 사실 훨씬 어렵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이 역시 공모주펀드에서 더 좋은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셋째, 번거로움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최근 증권회사 지점에 방문해보면, 수많은 고객들이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층의 고객들은 비대면 계좌개설을 통해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계좌개설을 하고 공모주청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의 고객들은 엄청난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공모주청약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모주기업마다 주관 증권회사가 매번 달라집니다. 증권회사별로 청약경쟁률도 달라지기 때문에 청약자 입장에서는 무척 번거롭습니다. 공모주펀드는 가입만 해 놓으면 알아서 공모주에 투자를 해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넷째, 자금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합니다. 일반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청약에 참여할 경우 공모주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납입해야 합니다. 기관투자가는 별도의 증거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청약 경쟁률에 따라 실제 공모주를 배정받은 후에 배정받은 주식 수 만큼에 해당되는 금액만 납입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금 효율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이런 이유들로 올 초부터 약 5개월간 공모주펀드에 3조가 넘는 자금이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공모주펀드의 총 설정액은 약 6조임을 감안하면 50%의 펀드자금이 올해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공모주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모주청약의 열기 만큼이나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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