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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버팀목' 실적의 힘…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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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코스피지수) vs -6.22%(닛케이225지수).’

최근 3개월간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흐름을 나타내면서도 2.79% 올랐다. 반면 닛케이225지수는 6.22% 떨어졌다. 한국 증시가 일본보다 좋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6조1234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개인의 힘, 그리고 코로나19 시대에 적응한 한국 기업의 빠른 실적 개선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리면서 철강·화학·조선 등 주요 경기민감주의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이 지속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공급 차질로 인한 판매량 둔화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3분기 중 실적 장세가 정점을 찍고 꺾일 수 있다(피크아웃)는 전망이다. 반대로 경기 회복 사이클과 유럽 시장 회복 등을 이유로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거세다.
실적 눈높이 반영 다됐나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165개 상장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42조272억원으로, 1개월 전 전망치(39조205억원)보다 7.70%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 합계도 9.75% 증가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아졌다.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0배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해 5월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기업 실적은 코스피지수가 인플레이션 우려 등 글로벌 증시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이었다.

이 실적 개선세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의 주된 근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백신 보급은 늘어나겠지만 이에 따른 기대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며 “경제 여건은 개선되더라도 이익 모멘텀은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70% 넘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3분기에는 증가폭이 30~40%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2분기 실적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졌지만 불확실성이 높다”며 “2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강세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공급 차질 등으로 충분한 판매량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지적이다.
피크아웃 시기상조 반론
이런 피크아웃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1분기 실적을 봤을 때 올해 개선세는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게 주장의 요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웃돈 종목 수 비율은 영업이익 기준 67.7%로, 2017년 이후 가장 높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업 실적 개선이 몇몇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증가하는 질적 성장까지 이루면서 올해는 2017년, 2018년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이 경기 회복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내년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2000년대 들어 경기 사이클이 좋아지면 2년 정도씩 상승하는 구간을 그려왔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145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0조원을 넘기고 내년에도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경기 회복기에 들어서지 않은 유럽도 변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피크아웃은 일러야 4분기 중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은 코로나19 감염자 수의 급격한 감소를 바탕으로 소비 여력이 커지고 있고, 유럽의 경기 회복은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모멘텀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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