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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코알라] "암호화폐 투자, 로봇이 대신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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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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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이다. 시세가 궁금해 밤낮으로 스마트폰을 보게 되고, 가격이 정신없이 출렁이면 마음 다잡기가 쉽지 않다.

2018년 문을 연 디지털자산 로보어드바이저 '헤이비트(Heybit)'는 사람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24시간 운용해주는 자동 투자 서비스다. 투자자는 돈만 맡기면 된다. 어떤 코인을 언제 사고팔지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건 로봇의 몫이다.

헤이비트 운영업체 업라이즈의 창업자 이충엽 대표는 "대다수 투자자가 막막해하는 암호화폐 투자를 쉽고 안전하게 만들어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산업이 발전할수록 간접투자 시장이 형성되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그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헤이비트는 수학통계적 기법으로 설계한 퀀트 알고리즘을 활용,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각종 암호화폐에 투자한다. 이 대표는 "헤이비트가 지향하는 것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니다"고 했다. 변동성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되, 주식 등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창업해 엑시트(exit) 경험이 있는 그는 2017년 코인에 직접 투자하다가 헤이비트 사업을 구상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원칙 없이 감에 의존해 사고파는 사람이 많았고, 믿고 도움을 받을 만한 업체도 없었다"며 "사업 기회가 많은 시장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듬해 1월 회사를 차렸고, 2년 넘게 무료로 헤이비트를 운영하며 회원을 모았다. 현재 가입자는 약 2만명. 실제 투자금을 맡긴 사람은 4000명 가까이 된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 최대 난관은 투자자 신뢰를 얻는 것이었다"며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모두 공개해 회원들이 눈으로 보고 믿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헤이비트는 지난해 11월 '포어프론트(ForeFront)'라는 새 투자 전략을 출시하면서 전면 유료화에 나섰다. 포어프론트는 바이낸스 현물시장의 상승세에 올라타 수익을 창출하는 매수 포지션(Long Only) 기반의 매매 전략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포어프론트의 누적 수익률은 153.01%, 최대 낙폭(Max Draw Down)은 -10.45%다. 가장 운이 나쁜 투자자가 경험한 최대 손실률이 -10.45%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 직접 투자의 MDD가 -20%대임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손실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점에 들어가 물렸을 때 개인 투자자가 버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며 "헤이비트가 손실 보는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그런 일을 겪을 가능성이나 손실 폭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헤이비트의 최소 투자금액은 1000달러이고, 운용 수수료는 수익이 났을 때만 받는다. 180일 단위로 수익금의 25%를 성과보수로 뗀다. 투자자 돈은 개인 명의의 거래소 계좌에 보관되며 헤이비트가 내리는 매매 지시에 따라 운용된다. 바이낸스에 상장됐고 거래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암호화폐는 모두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상황에 따라 하루에도 수 차례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이 대표는 "개별자산 가격은 항상 적정가치에 고정되지 않고 투자자 심리나 외부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의 패턴을 파악해 분산 투자를 반복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는 "개별 코인의 근원적 가치나 미래 성장성 등은 보지 않고, 통계적 비효율만 공략한다"고 답했다. 수익을 낼 여지만 있다면 어떤 코인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적 접근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며 "짧은 순간 존재하는 수익 기회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독자들에게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알고리즘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초창기에 모든 것을 공개하자 우리를 따라하는 사례가 많았고, 결국 회원들의 수익 기회를 깎아먹는 결과를 불러왔다"며 "지금까지 성과를 보고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1시간 단위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업라이즈는 지난달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카카오벤처스, 해시드, 위벤처스 등에서 90억원의 투자(시리즈B)를 받았다. 창업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120억원. 업라이즈는 새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9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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