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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구청장들 "종부세 안내리면 선거 또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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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구청장들이 당 지도부를 향해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낮추고 재건축 규제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4·7 재·보궐선거로 표출된 ‘조세 저항’을 달래지 못하면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어렵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도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와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 내에서 “부자들 세금을 깎아줘선 안 된다”는 공개 반발이 나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與 구청장 “종부세 기준 상향”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17일 국회에서 서울 7개(강남, 강동, 노원, 송파, 양천, 영등포, 은평) 구청장들과 긴급정책 현안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당에서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는데 현장에서 민심을 듣는 구청장들의 목소리가 필요할 것 같아 만남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구청장들은 우선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완화를 적극 건의했다. 고가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아 지역민의 세 부담이 급증한 강남지역 구청장들의 목소리가 특히 컸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대로 가면 다음 선거에서 강남은 어려워진다”며 “종부세 대상 기준선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60세 이상 1주택자에 한해 종부세 부과 시 연령별, 보유 기간별 공제율을 소득과 연계해 최고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남지역 한 구청장은 종부세 부과 대상을 주택가액 대신 상위 1~2% 식으로 한정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구청장도 재산세 감면 대상 구간을 1주택자로 한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도 구청장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조치들로 1주택 실소유자까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세금을 물게 됐다”며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적 조세 저항을 해결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특위는 재산세 감면 구간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확정할 예정이다.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취득·등록세 개편안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월 1일이 과세기준일이지만 실제 부과되기 전까지 개선해 소급 적용하면 된다”며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진단기준 강화로 재건축 올스톱”
구청장들은 세제뿐 아니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과 관련된 현장 민심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안전진단 기준이 크게 강화되면서 상당수 단지의 재건축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에 대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시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했다. 지난해에는 현장조사를 의무화하고 1차 안전진단 기관 선정 주체를 자치구에서 시로 변경했다. 이후 월계시영, 올림픽선수촌, 목동9단지 등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기고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곳이 쏟아졌다.

김수영 구청장은 “30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재건축이 안 되면 주거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공급대책 차원에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재건축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자 감세’ 반발은 부담
구청장들의 이 같은 하소연에도 부동산 세제와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당장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부동산 세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특위가 종부세 기준 상향과 다주택자 세 부담 경감을 다루는 건 시장안정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며 “부동산 특위가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특위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특히 양도세 중과는 작년 7월 대책 발표 이후 유예기간을 줬고 아직 시행도 못했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라고 쏘아붙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부동산 세제와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는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심하게 검토하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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