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은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구를 탄압할 때,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끊임없이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것이다. 진영에 따라 편할 때 쓰고 불편하면 던지는 것이 5·18 정신이냐."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놓은 메시지에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5·18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정신이다"라며 "북한의 인권 탄압과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규탄을 해야 하지만 안 한다"고 지적했다.
짧은 메시지에 여권은 반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석열 씨가 5.18 정신을 운운했다. 5.18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아는가"라고 운을 뗐다.
정 의원은 "검찰개혁에 저항하다가 사표를 낸 사람이 5.18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씨는 어쩐지 정치와 민주주의 이런 종목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같다. 차라리 UFC가 적성에 맞을것 같다"며 "윤석열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운운하다니. 욕심이 과하다"라고 비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같은날 "5.18 계승은 정청래 의원만의 독점물이고 5.18 민주화 운동은 민주당과 진보진영만의 특허물인가"라며 "더 많은 국민이 더 자주 5.18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게 싫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위협적인 야권 대선주자가 5.18 계승 언급한 것이 마치 자신만의 영역을 뺏겼다는 피해심리를 건드린 것인가"라며 "민주당이 발의해 통과시킨 '5.18 역사왜곡처벌법'에 따라 5.18 정신을 모독하면 형사처벌까지 한다면서, 윤 전 총장이 5.18 민주화 정신을 계승한다는 데, 왜 화를 내고 비난을 쏟아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들만 5.18을 칭송해야 한다는 우월의식에서 윤 전 총장의 5.18발언을 훼방놓는 심보라면, 뭐하러 5.18 역사왜곡처벌법까지 만들어서 국민들을 강요하나"라며 "개념없이 무조건 치고받고 싸우는 정 의원이야말로 정치말고 UFC가 딱이다"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또한 17일 페이스북에 "5.18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위가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 의원은 "5.18 정신은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