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문구용품 ‘포스트잇’을 발명한 화학자인 스펜서 실버가 별세했다. 향년 80세.
14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3M은 실버가 지난 8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실버는 심장 질환을 앓아왔다고 그의 부인인 린다 실버가 전했다.
실버가 발명한 포스트잇은 20세기 창의적인 발명품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실버는 1968년 3M에서 초강력 접착제를 만드는 작업을 했지만, 접착력이 약한 풀을 만들면서 실패했다. 실버가 만든 접착제는 접착력이 기대만큼 강하지는 않았지만 끈적임이 없고 표면에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 특성이 있었다. 그는 어중간한 접착력의 이 화학제품을 어떻게 상품화할지 고민하면서 ‘문제 해결중인 용액’이라고 불렀다.
답을 찾은 주인공은 실버의 동료인 아트 프라이였다. 프라이는 1974년 우연히 이 접착제를 활용해 쉽게 붙이고 뗄 수 있는 종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교회 성가대원이었던 프라이는 찬송가 책에서 부를 곡 페이지에 종이 책갈피를 끼웠는데 책을 펼칠 때마다 책갈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선 실버가 전에 만들었던 접착제를 사용할 생각을 했다. 결국 실버와 프라이는 붙였다 뗄 수 있는 종이를 개발했고, ‘프레스 앤 필’이라는 이름으로 1977년 상품화됐다. 출시 초기엔 그다지 흥행하지 않았지만 3M은 1980년 상품의 이름을 ‘포스트잇 노트’로 바꿨고, 비로소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문방구가 됐다.
실버는 1996년 3M에서 은퇴했다. 그때까지 3M에서 37건의 특허를 남겼다. 1998년엔 미국화학학회상 창의적 발명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