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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유니콘] 노보믹스, 진단에 의료지침까지 더해진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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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이 기사는 05월 27일(10:25)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같은 암에 걸렸더라도 항암제가 잘 듣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암 예후진단은 재발 위험성이 큰 사람(고위험군)과 적은 사람(저위험군)을 분류해 향후 치료의 방향을 알려주는 진단방법이다.

노보믹스는 여기에 더해 항암제가 잘 듣지 않고,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의 공통적인 유전자 패턴을 찾아내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발표했다. 노보믹스에 네 차례에 걸쳐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의 정영고 상무가 허용민 노보믹스 대표를 만나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영고 상무(이하 정) 허 대표님, 안녕하세요. 우선 기술성평가 통과를 축하드립니다.

허용민 대표(이하 허) 네, 감사합니다. SV 인베스트먼트에서 네 번씩이나 투자를 해주신 덕분입니다.

투자 얘기가 나왔으니, 지금 생각해도 노보믹스에 투자할 당시 첫인상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2014년이니까 벌써 7년 전인데, 그때 충북 오송에서 집단 기업설명회(IR)가 있었잖아요. 저는 그때 사실 억지로 끌려갔는데, 거기에 저보다 더 끌려온 듯한 대표님이 계시는 거예요. 목이 늘어난 폴라티를 입으시고. 하하.

근데 발표를 듣다 보니 기존에 국내에서 많이 봐오던 해외 고가장비와 시약을 구입해서 단순 분석 서비스를 해주는 회사가 아닌 거예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끝나고 부랴부랴 대표님을 찾으러 갔는데 그새 쌩하니 가고 안 계시더라고요.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신 거예요?

사실은 2014년 상반기부터 펀딩을 진행했는데 잘 안되던 터라 큰 기대 없이 갔던 자리였습니다. 그때는 제가 경영인이라기 보다는 연구자에 더 가까웠던 시절이었어요. 제가 2010년 3월에 창업을 했는 데, 연대 의대에서 제가 아마 처음으로 회사를 창업한 교수였을 거예요. 지금이야 교수가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많지 않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저에게는 연구가 더 익숙했죠.
(허 대표는 2005년부터 연세대 의대 영상 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가 투자를 결심한 것도 노보믹스의 탄탄한 연구성과 때문이었어요. 엔프로파일러원(n-Profiler1)은 수년간 쌓은 노보믹스의 연구가 집약된 기술이죠.

저희 파이프라인 ‘엔프로파일러원’에 대해서 짧게 말씀을 드리면 위암 수술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항암치료의 효과를 진단하는 겁니다.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4가지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항암치료의 효과가 큰 사람’, ‘치료의 효과가 적은 사람’, ‘치료를 받지 않아도 예후가 좋을 사람’ 등 세 분류로 나눕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굳이 힘든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데, 예후진단이 없으면 이런 세밀한 구분을 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최종적인 결정은 임상의가 하는 것이지만, 엔프로파일러원은 임상의가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법이나 항암제를 처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죠.

위암 예후진단 바이오마커 ‘700개→4개?로 줄여나가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는 검사대상 바이오마커가 100여 가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4개로 줄이셨죠.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4개를 골라내셨나요?

초기에는 위암의 예후군을 나누는 데 필요한 700개 정도의 바이오마커를 선별해냈어요. 점차 줄여나가다가 4개까지 온 겁니다. 선별해내는 기준은 예후군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고, 선택성이 높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가령 예후가 나쁜 사람에게서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을 때, 좋은 사람에게서는 아주 적은 양만 발현돼야 한다는 거죠. 연구 결과 면역세포, 암 전이, 상피세포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위암 환자의 예후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위암 예후진단서비스만 제공하고 계신데요, 다른 암들도 많잖아요. 여러 암종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요? 다른 암종은 처음부터 다시 바이오마커를 확보해야 하나요?

위암은 대장암, 직장암과 유사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식도에서부터 대장까지는 입 밖과 연결돼 있죠. 엄밀히 말하면 이 부분은 몸속이 아니라 밖입니다. 그래서 외부와 만나는 부분은 상피세포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런 특징을 공유하는 위암, 대장암, 직장암은 예후를 진단하는 유전자군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그래서 향후 저희 연구를 대장암, 직장암 쪽으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예후진단이 확장하기가 어려운 분야인데, 다른 암종으로의 확장성은 큰 강점이라고 봅니다. 저희가 사실 투자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노보믹스가 가지고 있는 고부가가치 콘텐츠였거든요. 많은 진단회사들이 이미 알려진 유전자 타깃이 발현되는지 아닌지 등을 찾는 데에서 그칩니다. 그럼 이런 회사들의 경쟁력은 원가절감에서 결정되거든요. 누가 얼마나 빠르게 많은 진단키트를 만드느냐의 싸움이 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저부가가치 콘텐츠라고 보는 겁니다.

네, 맞습니다.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려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령 위암 수술 후 항암제 투여 여부, 맞는다면 1종류를 맞을 건지 2종류를 맞을 건지 등등에 대한 치료지침을 같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많은 환자들의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죠.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서 2018년에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도 연구 결과가 나왔잖아요. 정확하게 어떤 내용이고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세계 3대 임상 의학저널 중 하나인 <란셋 온콜로지>에 저희 연구 결과가 실릴 수 있었던 건 현행 위암의 항암표준치료가 된 ‘클래식 임상(CLASSIC Trial)’의 임상에서 사용된 보관 샘플로 유효성 및 유용성을 검증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연구는 당시 위암 2·3기 환자가 절제 수술을 한 뒤 예후와 항암제 적합성을 예측한 연구 결과입니다. 저희가 예후진단에 사용하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307명의 샘플을 분석한 것인데요, 바이오마커로 예측한 ‘예후가 좋지 않고 항암제 반응성이 낮은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를 지속한 집단과 아닌 집단의 생존율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반면 반응성이 높은 환자는 항암치료 여부에 따라 생존율이 30%가량 차이가 났죠. 그만큼 저희의 진단 기술이 치료지침을 결정하는 데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혁신의료기술 1호 기술로 선정… 임상시험하며 매출도 올릴 수 있어

이 논문으로 혁신의료기술 1호 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사실 예후진단도 병원에서 확보된 샘플을 사용하는 것보다, 정확한 설계에 따라 임상을 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혁신 의료기술로 선정된 것이 노보믹스에는 큰 호재였을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되면서 임상시험을 하는 동시에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감사한 일이죠.

현재 엔프로파일러원의 상업화 과정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병원 진입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국내 상급종합병원 15곳에서 저희 제품을 서비스하고 있죠. 아직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국내 암환자 60%가 방문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진출한 것은 저희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통해 검사 비용이 대폭 낮아져 환자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있죠. 또 중국과 베트남에도 진출을 한 상황이고요.

동반진단으로 미충족수요 신약 개발 공략
매출 이야기가 나왔으니, 노보믹스에 서 지금 예후진단과 더불어 동반진단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계신데요, 동반진단까지 파이프라인이 확장되면 사업의 방향 역시 B2C에서 B2B로 넓어질 것으로 보 입니다. 향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현재 엔프로파일러원을 기반으로 동반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IVD- 컴패니언 디엑스(companion Dx)’입니다. 예후진단이 ‘얼마나 치료의 가능성이 높은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 동반진단은 ‘항암제가 잘 들을 것이냐’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예후진단은 환자나 임상의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콘텐츠였다면 동반진단은 신약 개발 회사들이 필요한 콘텐츠입니다. 저희의 동반진단 기술은 단순히 항암제 반응 여부만이 아니라, 아직 약물이 개발돼 있지 않은 미충족 수요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합니다.

알려진 유전자 돌연변이 타깃이 없고, 지금까지 개발된 항암제가 잘 듣지 않고, 예후까지 좋지 않은 환자들이 있습니다. 저는 ‘임상적용 구역’에 있는 환자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들은 신약 개발의 중요한 타깃이죠. 저희는 임상적용 구역 환자들의 공통적인 유전자 패턴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암의 경우 대사 질환과 관련한 유전자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고부가가치 콘텐츠만 가지고 있다면 기술이전이나 대규모 인수합병도 현실성이 있다고 봅니다. 해외시장에서는 2018년에 파운데이션메디슨이 로슈에 인수가 됐고, 2019년에는 지노믹헬스가 28억 달러(약 3조1295억 원) 규모로 이그젝트사이언스에 인수가 됐죠. 진단업계에서 이런 대규모 인수합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만큼 세계 시장에서 진단 기술을 높이 사고 있다는 의미니까요. 노보믹스도 지난 4월 말에 상장예비 심사를 신청했습니다. 올해 9~11월에는 상장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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