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 11~12일 이틀 연속 조정받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일 2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국민연금 등 국내 증시 ‘큰손’들은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대응하고 있다. 증시 색깔이 변화하는 만큼 경기민감주로 바구니를 채워나가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10.07%로 늘렸다. 작년 말 대비 20만 주가량을 더 사들였다. 수익률은 쏠쏠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들어 50% 가까이 뛰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식음료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4.04% 급등했다.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국민연금은 현대건설 등 경기민감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보유 비중은 11.01%에서 12.02%, KCC는 10.62%에서 11.70%까지 늘렸다. 현대중공업지주도 국민연금이 사 모은 종목 중 하나다.
그 대신 삼성전기(10.29%→9.59%) 엔씨소프트(10.65%→9.97%) 이마트(12.18%→11.18%) 현대모비스(10.53%→9.94%) 보유 비중은 줄였다. 특히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최근 2년 새 가장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 9.69%를 들고 있다. 작년 말 대비 1%포인트 감소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조선기자재 업체인 하이록코리아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10일 하이록코리아 지분을 기존 6.20%에서 8.58%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대형 선박은 물론 산업 전반에 쓰이는 이음쇠, 밸브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주가는 56.13% 상승했다. 반면 아이마켓코리아 비중은 1%포인트가량 줄였다.
외국계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드리서치컴퍼니는 뷰웍스 주식을 22만 주가량 추가로 사들였다. 뷰웍스는 의료용 영상기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보험주인 DB손해보험 지분도 5.75%에서 7.16%로 늘렸다.
이 밖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제이콘텐트리(5.00%→3.88%) 효성화학(5.02%→3.97%), KB자산운용은 이수화학(7.88%→5.62%) 주식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 투자를 선호하는 신영자산운용은 세이브존I&C, 일진파워 등의 보유 비중을 줄였다. 신영자산운용은 펀드 환매 등으로 운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알짜 종목을 울며 겨자 먹기로 처분해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신영자산운용이 매도하는 종목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올 들어 가치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신영자산운용이 선별했던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다. 투자자문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토러스투자자문 역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회사 중 하나다. 토러스투자자문은 최근 APS홀딩스 지분을 5.95%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AP시스템, 넥스틴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APS홀딩스는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50%가량 뛰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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