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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민차?…'가성비' 레이·모닝보다 많이 팔렸다 [車 UP &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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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세단 E클래스(사진)이 지난 6개월 동안 2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국민차'로 불렸던 기아 레이와 모닝을 크게 앞질렀다. 최근 인기가 많았던 기아 셀토스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벤츠 E클래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2만510대 팔렸다. 같은 기간 레이는 1만7091대, 모닝은 1만8152대 판매됐다. 최소 6000만원 이상, 일부 모델은 1억원이 넘는 벤츠 E클래스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차 중 하나로 꼽히는 경차보다 많이 팔린 것이다. 이 기간 셀토스 판매량은 2만803대로 E클래스와 거의 비슷하다.

1년 전만 해도 모닝은 E클래스보다 훨씬 많이 팔렸다. E클래스는 2019년 11월~지난해 4월 1만3922대, 모닝은 2만2614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셀토스는 2만8903대 팔렸다.

E클래스가 최근 유달리 많이 팔린 까닭은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와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개인이나 가족 단위 이동 수요가 많아진 데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비싼 차’를 타보겠다는 심리가 커진 영향도 있다.

한국인의 벤츠 사랑이 유별나다는 점은 고급차 중에서도 벤츠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달 벤츠 판매량은 총 8430대로 국내 신차의 33%를 차지했다. 1억원이 넘는 S클래스의 국내 판매량은 미국, 중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3위다.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보다 더 많이 팔렸다. 벤츠가 서울 ‘강남 쏘나타’로 불릴 정도다.

벤츠가 도로에서 이전보다 흔해지면서 벤츠 관련 사건·사고도 주목받고 있다.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벤츠의 고급 이미지 때문에 더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순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에서 두 자리에 걸쳐 주차한 벤츠 차량이 ‘주차 갑질’로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3월에는 벤츠 차주와 동승자가 좁은 골목길에서 만난 쉐보레 차량 승차자에게 ‘거지 차’라는 발언을 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성공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S클래스 등 벤츠의 고급 세단에 대한 선호가 E클래스까지 넘어오고 있다”며 “고급 이미지에 비해 차량이 대중화되면서 비상식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더욱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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