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금리에 10bp(1bp=0.01%포인트)만을 가산한 낮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 채권시장으로도 유입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아마존은 185억달러(약 20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마무리했다.
아마존은 회사채 만기를 최단 2년부터 최장 40년까지 8종류로 나눠서 찍었다. 이 중 2년 만기와 20년 만기 채권에서 역사상 최소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격차) 기록을 세웠다. 아마존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2년 만기 채권의 스프레드는 10bp였다. 스프레드는 기업 신용위험 정도를 나타낸다. 스프레드가 작을수록 채권 발행 기업이 시장에서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2년 만기 회사채 스프레드가 10bp라는 것은 미 국채에 버금가는 신용도를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아마존의 20년 만기 채권 스프레드는 70bp로 역시 기록을 경신했다.
아마존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338억달러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설립 이후 최대 규모로 채권을 발행한 이유는 우량기업들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말 기준 미국 우량기업의 채권 스프레드 평균치는 87bp로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 채권 투자수익률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미 채권 투자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마존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수요만 이번에 500억달러가량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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