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올 1분기 나란히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 회사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본업’인 무선통신 사업도 선방했지만, 미디어·콘텐츠·보안 등 신사업이 큰 폭의 성장을 일궈냈다는 게 공통점이다.
SK텔레콤은 올 1분기 매출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4조7805억원, 영업이익이 3888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29.0% 늘었다. 같은 날 실적을 공시한 KT의 1분기 매출은 6조294억원, 영업이익은 444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15.4%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3458억원이었다. KT는 3869억원. 두 회사는 실적이 전망치를 각각 10% 이상 웃돌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두 회사 모두 통신 외 신사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SK텔레콤은 보안 사업이 ‘효자’ 노릇을 했다. 1분기 매출이 20.3% 늘어난 3505억원으로, 회사의 모든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278억원)도 9.4% 뛰었다.
미디어 사업은 매출 9670억원, 영업이익 75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7.6%, 98.9% 증가했다. 인터넷TV(IPTV) 사업 성장세에다 지난해 티브로드를 합병해 미디어 사업 가치사슬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11번가가 이끄는 커머스 사업 매출은 2037억원으로 7.0% 늘었다.
KT의 신사업 중에선 IPTV와 콘텐츠가 좋은 활약을 보였다. IPTV의 1분기 매출은 4462억원으로 6.8% 늘었다. KT스토리위즈, 스카이TV, 스튜디오지니 등이 포진한 콘텐츠 자회사 매출(1996억원)은 12.2% 뛰었다. 디지털 광고와 T커머스의 성장, 음원 유통 물량 확대 등 덕분이라고 KT는 설명했다. 비씨카드 매출(8395억원)도 5.0% 증가했다.
KT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정보기술(IT) 솔루션(2804억원)과 AI/DX(1345억원) 부문 매출도 각각 1.5%, 7.5% 늘었다. AI/DX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서비스로 기업의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을 돕는 사업이다.
본업인 무선통신도 선전했다. SK텔레콤은 무선통신 사업 매출(2조9807억원)이 1.9%, KT(1조7707억원)는 2.0% 증가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증가한 덕분이다. 올 3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1447만6000명으로, 작년 말(1185만1000명)보다 22.2% 불었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674만 명, KT는 440만 명에 이른다.
한편 SK텔레콤은 “올 2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연간 기준으로 배당액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배당 전략 변화에 대해 “존속법인 배당은 총액 기준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신설 법인 배당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민준/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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