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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사 먹던 제주맥주, 이제 코스닥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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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수제맥주(크래프트 맥주)로 유명한 제주맥주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제주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혼술 문화 바람을 타고 수요가 확대됐다. 기존 맥주와는 다른 맛과 디자인으로 SNS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에서 샀던 맥주를 이제는 주식시장에서도 살 수 있는 셈이다.

크래프트 맥주 생산 업체인 제주맥주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회사는 상장을 계기로 해외 현지 양조장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 맥주 유통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양조장 설비 및 인력에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면서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 제조, 수입, 유통 등을 하는 회사다.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이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면서 크래프트 대중화에 성공했다.

뉴욕 1위 크래프트 맥주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기술제휴 및 생산설비 도입 등으로 고품질 맥주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 현재 크래프트 맥주 회사 중 케그(Keg), 병, 캔 모두 생산 가능한 패키징 설비를 도입한 곳은 제주맥주 뿐이다.

제주맥주의 크래프트 맥주 시장 점유율은 2017년 5.1%에서 지난해 28.4%로 상승했다. 매출액도 2017년부터 연평균 147.9% 증가해 작년에는 215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후 4년간 줄곧 가파른 외형성장을 했지만, 운반비와 광고선전비, 판촉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9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작년에는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주맥주의 경우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요건)으로 상장해 환매청구권(풋백 옵션)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제주맥주의 주가가 상장 3개월 내 공모가보다 10% 이상 떨어질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올해 13억원의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2022년 109억원 △2023년 219억원 등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본업인 수제맥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가 그간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4캔 1만원'의 영역에 안착한 만큼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제주맥주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아시아 맥주 시장 유통강자인 칼스버그를 비롯 세계 각지 맥주 회사와의 오랜 협업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 1위 맥주 생산 및 소비국인 중국과 국내 맥주 시장 대비 4배의 규모를 가진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지 양조장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제품의 로컬 생산화를 추진하고,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각지의 생산 시설을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생산 채널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면서 "제품 공급량 확대를 통해 지난해 생산량 부족으로 인해 다소 주춤했던 신규 수출 지역 확대 및 매출액 증가 관련 목표를 재설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836만2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600~2900원으로, 공모금액은 217억~242억원이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향후 국내외 유통망 확대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날까지 진행하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3~14일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이후 이달 말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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