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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에 '셧다운' 된 美 송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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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고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송유관은 미 동부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해왔다.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휘발유와 경유 시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멕시코 걸프해안의 정유시설에서 출발해 미 텍사스주, 뉴저지주 등을 거쳐 뉴욕시까지 이어지는 5500마일(8851㎞) 길이의 송유관 가동을 일시 중지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송유관은 하루에 1억갤런(약 3억7900만L)의 휘발유, 경유(디젤), 난방유 등을 운송하는 미 최대 규모다. 미 동부 지역 사용량의 45%가 이 송유관을 거친다.

이 회사는 지난 7일 랜섬웨어 공격을 인지하고 다음날 송유관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랜섬웨어란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 등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악성 프로그램으로, 공격자는 보통 금품을 요구한다. 공격을 자행한 해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송유관 가동이 닷새 이상 멈추면 미 남동부 지역의 에너지 수급에 충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 북부 지역은 유럽 등으로부터 연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그나마 충격이 덜하겠지만 조지아, 델라웨어, 버지니아주 등 남부 해안 지역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밥 맥널리 래피던에너지그룹 대표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이후 단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가장 큰 공격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아직 송유관 가동을 언제부터 재개할지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다. 랜섬웨어 공격이 알려진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휘발유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6%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태가 이른 시일 내 종료되지 못할 경우 선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주요 인프라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랜섬웨어 공격을 당한 피해 기업 등이 암호화폐로 갈취당한 금액은 2019년보다 311% 늘어난 3억5000만달러(약 3920억원)였다.

이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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