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와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 하다가 사망한 고 이선호씨(23)가 언론 보도량부터 포털 검색량까지 확연히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또래 대학생 신분에 비슷한 시기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공통점이 있었지만 관심의 온도는 달랐다.
9일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에서 ‘손정민’과 ‘이선호’를 키워드로 비교(8일 기준)한 결과에 따르면, 손정민씨 키워드 검색량이 100인 데 반해 이선호씨 키워드 검색량은 2.16에 그쳤다. 검색어트렌드 수치는 실제 검색 횟수는 아니지만 최다 검색량(100) 기준으로 상대적 검색량과 시기별 변화 등을 알 수 있는 통계다.
이들 사건이 본격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의 추이를 보면 손정민씨 키워드 검색량은 4월30일 64.2를 찍은 뒤 다소 줄었다가 이달 들어 최근 한 주간 22.11(2일)→48.45(3일)→76.91(4일)→83.06(5일)→94.05(6일)→97.98(7일)→100(8일)으로 계속 상승했다.
반면 이선호씨 키워드는 같은 기간 손정민씨 키워드 최다 검색량 대비 0.27→0.18→0.21→0.21→1.50→4.54→2.16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8일 기준 약 50배 차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손정민씨 유관 키워드인 ‘한강 대학생’ 검색량은 최다 11.14(5월4일)였던 데 비해 이선호씨 유관 키워드인 ‘평택항 대학생’은 2.23(5월7일)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또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빅카인즈’에서 집계된 지난달 29일부터 이날(9일)까지의 손정민씨 키워드를 포함한 관련 보도는 769건, 이선호씨 키워드를 포함한 관련 보도는 72건으로 역시 10배 넘게 차이가 났다.
때문에 두 사건을 두고 ‘선택적 관심’ 또는 ‘죽음의 계급화’라고 꼬집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으랴. 동년배 두 청년의 죽음”이라면서도 “같은 죽음, 다른 관심”이라고 썼다.
손정민씨의 경우 실종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가슴 절절한 부친의 사연이 알려졌고, 사망 경위에 대한 각종 의혹이 잇따르면서 대중적 관심을 끌긴 했지만 과도한 쏠림 현상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손정민씨는 지난달 24일 밤늦게부터 25일 이른 새벽 사이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가 같은달 30일 오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호씨는 앞선 지난달 22일 평택항 야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무게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에 깔려 사망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