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5일, 국내 암호화폐 하루 거래대금이 올 들어 최대 규모인 40조원을 넘어섰다. 도지코인을 중심으로 알트코인(비주류 암호화폐)에 개미들의 돈이 몰리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46조1013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15조9624억원)과 코스닥시장(9조6631억원)의 거래대금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가 41조9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빗썸 3조2634억원, 코인원 1조6675억원, 코빗 1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고판 암호화폐는 도지코인으로, 거래대금이 15조원에 달했다. 전날 500원대에서 800원대로 튀어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무제한이어서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들조차 “투자 가치가 없다”고 경고하는 암호화폐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을 계속 띄우고 있고,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추매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도지코인 광풍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는 4일(현지시간) 오전 1시간 이상 느려졌는데, 도지코인 거래 폭증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735억달러로 불어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이더리움의 구형(舊型) 버전인 이더리움클래식은 하루 새 30%가량 뛰어 9만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값이 훨씬 저렴한 이더리움클래식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6700만~6800만원대에서 횡보세를 이어갔다. 업비트에 따르면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의 합산 시총은 올 들어 410% 올랐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에스브이, 비트코인골드 등 ‘비트코인 계열’ 암호화폐의 합산 시총은 같은 기간 118% 늘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다이먼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가 아니고, 비트코인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JP모간이 관심을 갖는 것은 블록체인이지 비트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이먼은 “통화란 한 나라의 세무당국과 법치, 중앙은행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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