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뤼케르트는 1834년 두 아이를 잃은 슬픔을 여러 편의 시로 남겼다. 1901년 이 시들을 접한 말러가 이 중 몇 편을 골라 연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1904)를 작곡했다. ‘태양은 저토록 찬란하게 떠오르는데’ ‘왜 그렇게 어두운 눈길을 보냈는지 이제는 알겠네’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설 때’ ‘아이들이 그저 놀러 나간 거라고 생각하곤 하지’ ‘이런 날씨에, 이렇게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날에’의 다섯 곡 구성이다. 피아노도 가능하지만 관현악 반주로 노래하는 편이 더 효과적인 곡이다.
삶과 죽음이 영생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는 신념이 담겼다고 평가받지만, 어린이날 아침에 이 우울한 곡을 고른 이유는 한강공원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아픔에 온 국민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러도 3년 후인 1907년 맏딸 마리아를 열병으로 잃고, 자기 곡이 딸의 죽음을 불러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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