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號(호)'로 체제를 정비했다. 송영길 신임 민주당 대표는 '대선 관리'라는 중책을 맡은 가운데 그동안 '상왕 정치'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해찬 전 대표(사진)로부터 자유로운 인물로 꼽힌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이제는 '상왕 정치'를 끝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영표·우원식 후원회장 맡았던 이해찬
이 전 대표는 지난 당대표 경선 당시 홍영표·우원식 두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공개적으로 지지 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자신이 점찍은 후보는 송 대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린 셈. 그러나 송 대표는 35.60%를 득표해 친문 핵심 홍 의원(35.01%)을 간발의 차(0.59%포인트)로 따돌렸다. 우 의원은 29.38%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이 전 대표는 원내대표 선서 당시에도 윤호중 원내대표를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내대표는 과거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의원들이 모두 윤 원내대표 지원에 나섰고, 이 전 대표 역시 주요 의원들과 사전에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 대표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유력 주자들을 연이어 접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이어 대선 후보 접촉하며 보폭 늘리기도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기점으로 정치권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의 영향력이 민주당 내에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측면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지사를 지원하는 전국 단위 조직 플랫폼인 '민주평화광장'은 '이해찬계' 핵심으로 꼽히는 5선의 조정식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이름도 민주당의 '민주', 경기도의 도정 가치인 '평화', 이 전 대표의 연구재단인 '광장'에서 따왔다. 내달 12일 발기인 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발기인만 1만 여명에 달한다.
지난달 28일에는 여의도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도 독대해 주요 정치 현안을 논의하며 이낙연 전 대표에게 대권 도전과 관련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을 떠난 지 언젠데 아직도 야권에 '상왕 정치' 비판 빌미를 주려 하고 있다"며 "결국 송 대표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