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노원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묶이자 중저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로 수요가 옮겨간 결과라는 분석이다. 목동이 속해 있는 양천구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가 늘면서 노원구에 이어 두 번째로 신고가 거래가 많았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의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는 5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겨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상계동 ‘상계주공’에서 신고가 매매가 줄을 이었다. 상계주공 1단지 전용면적 84.41㎡는 지난달 26일 8억5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5억9000만원·2020년 3월)보다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16단지 전용 79.07㎡도 지난달 12일 8억1000만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0단지 전용 59.28㎡ 역시 지난달 1일 7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상계동 A공인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막히자 강북 재건축 단지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매물이 귀해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이전 매매가보다 몇천만~몇억원 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북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월계동 ‘월계 시영’에서도 삼호3차 전용 59.22㎡가 지난달 17일 9억3000만원에 계약돼 10억원을 처음으로 눈앞에 뒀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은 계약 후 30일까지이기 때문에 실제 최고가로 거래된 사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천구에선 규제 시행을 앞두고 막판 갭투자 수요 등이 몰리면서 41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2㎡는 지난달 3일 매매가가 직전(23억8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라 처음으로 25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와 가까운 구로구에서도 40건의 신고가가 쏟아졌다. 이 지역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광역 교통망이 새로 깔려 교통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압구정동이 속해 있는 강남구에서도 40건이 나왔고, 목동과 밀접한 강서구(38건), 서초구(29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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