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호흡곤란에 빠진 반려동물의 입에 대고 반대편에서 사람이 숨을 불어넣기만 하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인공호흡기. 이 간단해 보이는 원리의 제품이 지난해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동물병원도 잇달아 도입에 나섰다.
‘동물용 호흡기’(사진)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을 개발한 사람은 프로텍트바이오의 노영수 대표다. 본래 의료기기 사업을 하다가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여기에 특화한 사업을 하고자 2017년 11월 회사를 차렸다. 노 대표가 특히 눈여겨본 것은 반려동물용 인공호흡기였다. 해외에서는 종종 사용되고 있는데, 국내에는 관련 제품이 전혀 없었다.
노 대표는 창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2년간 제품을 개발했고, 2018년 12월 마침내 동물용 호흡기를 출시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작고 가벼운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사용 방식은 간단하다. 깔대기 모양의 호흡기 중 넓은 부분에 반려동물의 입을 집어넣고, 반대편 투입구에서 사람이 숨을 집어넣는다. 3~5회 바람을 불어넣는 것만으로 충분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제품에는 세균 차단 기능이 있다. 호흡기 안에서 사람과 동물의 숨이 섞이면 미생물이 발생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노 대표는 내부 이중 장치를 통해 사람의 숨과 반려동물의 숨이 따로 오갈 수 있는 통로를 구현했다. 산책 중 미세먼지로 인해 힘들어 하는 반려동물에게 가볍게 쓸 수 있는 휴대용 산소캔도 함께 내놨다.
프로텍트바이오는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증을 보유한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동물용 호흡기 외에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예정된 제품은 청정 기능을 갖춘 휴대용 송풍기다. 노 대표는 “동물의 열사병을 막아주는 제품”이라며 “미세먼지를 자체적으로 걸러내 깨끗한 바람만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청진기 탈부착용 패드도 개발 중이다. 병원에서 쓰이는 청진기에 1회성으로 부착했다가 떼는 패드다. 노 대표는 “같은 청진기를 여러 사람에게 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차감염을 예방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