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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유색인종 첫 '월가 저승사자' 된 한국계, 자진 사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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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사상 최초로 유색인종 여성이 SEC 집행국장을 맡는 사례가 됐던 한국계 알렉스 오가 자진 사임했다.

SEC는 28일(현지시간) 알렉스 오의 사임 사실을 발표했다. 알렉스 오는 지난 17일 SEC 집행국장에 취임했다. 집행국장은 1300명의 인력과 함께 미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자리로 ‘월가 저승사자’ 역할로도 통한다. 알렉스 오는 유색인종이자 여성이 처음으로 SEC의 ‘실세’인 집행국장으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한국 태생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맨해튼 연방검사를 거쳐 로펌 폴와이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알렉스 오가 변호를 맡았던 엑슨모빌 소송이 자진 사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소송은 엑슨모빌이 인도네시아에서 인권유린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제기한 것으로 20년 동안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해당 소송의 원고 측은 변호인단이 엑스모빌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한 결과 원고 측의 신문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소송을 담당하는 로이스 램버스 미 컬럼비아법원 판사는 지난 26일 엑슨모빌이 원고의 신문에 상세하게 답변할 것을 강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램버스 판사는 또 엑슨모빌이 고용한 변호사들이 해당 소송과 관련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램버스 판사가 변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소송의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알렉스 오가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은 확실해졌다. 이에 알렉스 오는 이 문제가 SEC에 부담이 되서는 안 된다며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 프렌켈 전 연방검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변호사는 의뢰자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는 동시에 전문가로서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일이 발생했다고 평가하며 “안타깝다”고 평했다.

이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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