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학대를 받다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 사건과 관련해 "양 외할머니가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26일 JTBC와 인터뷰에서 "양외할머니는 얼굴만 봐도 아이 상태가 어떤지 금방 알 수 있는 오랜 경험이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외할머니 A 씨는 정인이와 여름휴가도 같이 갔었고 사망 직전 양모 장 모 씨가 성형수술을 했을 때 정인이 집에 와서 지내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에게 "딸이 정인이를 완벽하게 키우려고, 잘 키우려고 했는데 잘 안돼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흐느꼈다.
A 씨는 취재진이 이어 "잘 키우지 못한 정도가 아니다"라며 정인이 사진을 내밀자 "아악 사진 보여주지 마세요! 무서워요"라고 진저리를 치기도 했다.
방송 당시에도 어린이집 원장이고 정인이 양모 장 씨가 수차례 친정을 방문했음에도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정황에 의심이 쏟아졌다.
어린이집 종사자와 의료진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에 해당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A 씨를 아동학대 방조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수사 중이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1월 A 씨를 살인 방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목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세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양부모의 품에 입양된지 271만의 일이었다. 당시 정인의 췌장은 충격에 의해 끊어진 상태였음이 부검을 통해 밝혀졌다. 복부는 장기에서 빠져나온 가스로 부어있었고 몸 곳곳에는 피멍이 든 상태였다. 갈비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도 있었다.
검찰은 정인이 양모 장씨에게 사형을, 양부 안 모 씨에게 7년6개월 실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양모는 "아이를 때리긴 했지만 죽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