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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우기면 되지"…윤여정의 패션 코드는 '미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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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남색의 긴 드레스에 검은색 클러치. 배우 윤여정(74)은 두바이에 기반을 둔 ‘마마르 할림’ 드레스를 입고 26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들어섰다. 국내에는 생소한 이 브랜드는 중동의 유명 인사들이 선호하는 의상으로, 미니멀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주로 캐시미어와 실크, 레이온, 시폰 등 직물을 이용한다.

이날 윤여정이 입은 드레스는 마마르 할림의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인 ‘브로케이드’ 드레스로 가격은 150만원대다. 남색 드레스는 윤여정의 우아한 은회색 올림머리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느낌을 줬다. 드레스는 천을 여러 개 조각조각 붙이는 ‘퀼트 방식’으로 누볐는데, 이는 옷을 풍성해 보이게 하면서 여유 있는 느낌을 줬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양쪽에 달린 큰 주머니와 허리 부분에 벨트로 포인트를 준 게 특징이다.

윤여정은 남색 드레스와 함께 ‘로저 비비에’ 클러치백을 들고 ‘보테가 베네타’에서 만든 구두를 신어 우아함을 연출했다. 손과 귀에는 ‘쇼파드’ 다이아몬드 귀걸이와 팔찌, 사파이어 링을 착용했다.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이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그의 패션 스타일도 조명받고 있다. 윤여정은 기본을 중시하는 미니멀룩을 선호하는 편이다. 앞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에서 출시한 드레스를 입었다. 은은한 핑크 플리츠(주름)가 들어간 검은색 드레스다.

평소에는 가벼운 데님 셔츠, 스트라이프(줄무늬) 니트를 즐겨 입는다. 때로는 스니커즈와 청바지 등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발휘한다. 색상도 검은색이나 흰색 등 무채색 옷을 주로 입는다. 노년에 들어서면 화려한 색과 디자인으로 나이를 감추려는 일반적 경향과 반대다.

‘윤여정 패션’에 관심이 높아지자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최근 그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한 방송에서 사회자가 “옷 잘 입기로 소문났다. 우리도 소화하지 못한다”고 하자 “그냥 입고 우기면 된다. 뭘 소화를 하느냐”고 거침없이 답하기도 하며 젊은 세대에 영감을 주고 있다.

한 패션전문가는 “나이가 들수록 남녀 모두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져 자신의 약점을 가리기에 급급하지만 윤여정은 적당한 핏감을 유지해 스타일을 살렸다”고 분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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