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가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 없는 시상식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6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상식 참여자들은 무대에 오른 사람 뿐 아니라 대기석에 앉은 영화인 모두 마스크를 벗고 축제를 즐겼다.
이날 각본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레지나 킹은 "마스크 없는 시상식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해 할텐데, 영화 세트장을 생각해보면 된다"며 "여긴 200명의 후보자들과 함께 찍는 영화 세트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백신 접종을 받고,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았고, 모든 원칙을 준수하며 안전에 만반을 기했다"며 "촬영장처럼 카메라가 돌면 마스크 벗고 카메라 꺼지면 낀다"고 설명했다.
올해 오스카는 우여곡절 끝에 진행됐다.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 중 하나인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 2월 시상식 개최 이후 전 세계를 점령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으로 40년 만에 2개월 연기된 4월에 개최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영화관이 폐쇄되고,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밀린 상황에서 미국에서 한 해 동안 상영된 영화를 총 결산하는 아카데미 측이 결국 시상식 연기 결정을 내린 것.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연기된 것은 역대 네 번째로, 원래 개최 시점인 내년 2월을 기준으로 40년 만에 시상식 일정이 조정됐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특히 시상식을 8개월이나 앞둔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연기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1938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로 일주일 미뤄진 적 있고, 1968년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의 여파로 이틀 연기된 바 있다.
또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워싱턴DC에서 총격을 당했을 때 시상식을 4시간 앞두고 하루 뒤로 연기됐다.
예전보다 2개월 연기된 시상식이었지만 마스크 없는 시상식으로 이전에 진행된 다른 시상식과는 다른 모습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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